기숙사·화장실까지 불법촬영 뚫렸다…캠퍼스 보호 '미흡'

기사등록 2026/04/18 07:00:00

최종수정 2026/04/18 08:44:53

최근 5년간 50여개 대학서 불법촬영 적발

처벌만으론 부족…대학 내 대응 강화 필요

"학칙 기반 분리…피해자 보호 공백 막아야"

[서울=뉴시스] 그래픽. (사진=뉴시스 DB) 2024.04.16.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그래픽. (사진=뉴시스 DB) 2024.04.16.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조성하 기자, 정혜원 인턴기자 = 여자 기숙사 샤워실, 교내 화장실 등 최근 대학 캠퍼스 내 불법촬영 범죄가 잇따르며 학내 안전 관리에 대한 책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처벌은 가해자 개인에게만 집중되고 대학의 관리 책임은 사실상 비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 소재 A대학에서는 지난해 여자 기숙사 샤워실 불법촬영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대학에서는 2022년과 2023년에도 유사 사건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B대학에서도 재학생이 교내 화장실에서 불법 촬영을 하다 적발되는 등 대학가 내 불법촬영 범죄는 끊이지 않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서지영 국민의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 8월까지 전국 50여개 대학에서 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범죄가 발생했다. 실제 피해 사례가 신고되지 않은 경우를 고려하면 규모는 훨씬 커질 수 있다.

A대학 재학생 나모(22)씨는 "외부인 출입이 너무 쉽고, 새벽까지 개방된 공간도 있어 범행이 이뤄지기 쉬운 환경"이라며 "피의자가 본교생이라 하더라도 외부인 출입 통제 등 기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재학생 주모(21)씨는 "몰카 방지라고 화장실에 빨간색 셀로판지를 두는데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다"며 "학생들이 알아서 들고 찾아야 하는데 아무도 사용하지 않는 것 같다"고 했다.

A대학은 정기·불시 점검과 비상벨 운영, 유관기관 합동 캠페인 등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그러나 외부인 출입 통제, 취약 공간 폐쇄회로(CC)TV 확대 등 대학이 학내에서 취할 수 있는 임시 조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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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은 반복되는 캠퍼스 내 불법 촬영 범죄의 원인으로 낮은 처벌 수위와 사회적 인식을 꼽는다.

허민숙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처벌이 굉장히 약하니까 그런 일을 저질러도 별다른 일이 안 생기고, 영웅이 되거나 수입이 생기기도 하니 계속 자행되는 측면이 있다"며 "여전히 불법 촬영이 초범이고 반성하고 있고 호기심에서 했다는 식으로 다뤄지면서, 심각한 범죄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이라고 말했다.

시설 관리 주체인 대학에 법적 책임을 묻기도 쉽지 않다. 불법촬영은 '성폭력 특별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죄'로 처벌하는데, 관리 주체가 범행을 인지하거나 방조한 경우가 아닌 이상 책임을 물기 어렵기 때문이다.

곽준호 법무법인 청 변호사는 "책임 주체가 불법 촬영물을 숨겨 놓는 탓에 시설 관리 주체가 이를 인지하기 어렵고, 법적 책임을 묻는 데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사건이 발생해도 가해자 처벌에 그치고, 대학의 관리·감독 책임은 사실상 비껴가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형사 처벌과 별개로 학칙에 따른 즉각적인 분리 조치와 피해자 보호, 실효성 있는 예방 교육 등 대학 내부 대응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허 조사관은 "형사 절차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수사·재판 기간 동안의 피해자 보호 공백을 메워야 한다"며 "학칙에 따라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고, 수업 배제나 학습권 보장 조치를 취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대학은 인권센터 등을 통해 피해자의 학습권과 일상생활을 보호하고, 정신건강 지원 등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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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숙사·화장실까지 불법촬영 뚫렸다…캠퍼스 보호 '미흡'

기사등록 2026/04/18 07:00:00 최초수정 2026/04/18 08:4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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