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서안지구 병합 반대"…이스라엘 "게토에 다시 못 넣어"

기사등록 2026/04/15 12:00:45

최종수정 2026/04/15 13:24:24

메르츠 獨 총리, 네타냐후와 전화 회담서 서안지구 병합 반대

'네타냐후 동맹' 재무장관, 나치 홀로코스트 소환해 獨 힐난

이스라엘, '팔 영토' 서안지구 통제 강화…유엔 "사실상 병합"

[서안지구=AP/뉴시스] 지난2023년 6월18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 지밧 제에브에 건설된 신규 주택단지. 2026.04.15
[서안지구=AP/뉴시스] 지난2023년 6월18일(현지시간) 요르단강 서안지구 내 이스라엘 정착촌 지밧 제에브에 건설된 신규 주택단지. 2026.04.15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독일과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를 두고 파열음을 내고 있다.

충돌은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회담에서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 시도에 반대하면서 시작됐다. 독일은 이스라엘에 우호적인 대표적인 유럽 국가지만 정착촌 확대 등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통제 강화 시도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의 연립정부 파트너이자 극우 성향 재무장관은 메르츠 총리를 비판하고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를 정당화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 독일의 홀로코스트를 소환했다.

영국 가디언과 이스라엘 와이넷 등에 따르면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전화 회담에서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건설에 우려를 표명했다. 친(親)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 제거를 명분으로 한 레바논 남부에서 적대행위 중단도 촉구했다.

슈테판 코르넬리우스 독일 정부 대변인은 같은날 성명에서 "메르츠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팔레스타인 영토의 상황 전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며 "메르츠 총리는 '서안지구의 사실상 부분 병합이 허용돼서는 안 된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어 "메르츠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에게 레바논 정부와 직접 평화 회담을 시작할 것을 독려했다"면서 "그는 레바논 남부에서 적대 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고 했다.

서안지구는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지만 국제사회가 팔레스타인 영토로 간주하는 지역이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부분적인 자치권을 행사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정착촌 건설 규제를 완화하는 등 통제력을 강화해 서안지구 일부를 사실상 병합하려 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로즈 메리 디카를로 유엔 사무차장은 지난 2월 팔레스타인 관련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정착촌 확대 시도에 대해 "사실상 병합에 해당한다"고 경고했다.

베잘렐 스모트리히 이스라엘 재무장관은 14일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병합에 반대한다'는 메르츠 총리의 엑스 게시물을 공유한 뒤 "독일은 우리를 다시 '게토(나치 시절 유대인 강제 수용 지역)'에 가둘 수 없다"고 비난했다. 서안지구는 이스라엘 영토라고도 주장했다.

그는 "홀로코스트 추모의 날 전야에 독일 총리는 홀로코스트 이후 유대인들에게 자행된 가장 참혹한 학살 속에서 우리 세대의 나치들을 우리가 어떻게 상대해야 하는지에 대해 감히 우리에게 도덕적 설교를 하기보다 독일을 대신해 고개를 숙이고 수천번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독일인이 유대인에게 어디에 살 수 있고 없는지를 지시하던 시대는 끝났으며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것"이라며 "당신들은 우리를 다시 게토에 가둘 수 없다. 특히 우리 땅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다시 한번 양심을 잃고 선악을 구분하는 능력을 상실하고 있는 유럽의 위선적인 지도자들로부터 어떠한 지침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며 "성경적·역사적 고향인 이스라엘으로 귀환은 우리를 파괴하려 했거나 파괴하려는 모든 이들에 대한 응답"이라고도 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스모트리히 장관이 언급한 가장 참혹한 학살은 지난 2023년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 스모트리히 장관이 하마스 무장대원과 모든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동일시하고 있다고 가디언은 지적했다.

다만 이스라엘에서는 스모트리히 장관의 발언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론 프로소르 독일 주재 이스라엘 대사는 14일 이스라엘 공영 라디오 칸과 인터뷰에서 "스모트리히 장관의 발언을 단호히 규탄한다"며 "이는 홀로코스트의 기억을 훼손하고 사안을 완전히 왜곡된 방식으로 제시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나를 포함한 모든 이들이 독일 내 반유대주의 고조와 이스라엘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행태를 비판하고 있다"면서도 "정치적 논쟁은 있지만 메르츠 총리는 이스라엘의 위대한 친구"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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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서안지구 병합 반대"…이스라엘 "게토에 다시 못 넣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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