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탱커 70척 집결" '이란 역봉쇄'에 美수출업자들만 '돈 잔치'

기사등록 2026/04/14 15:58:37

트럼프 "세계 최고 석유" 환호…휘발유값 폭등에 소비자는 '절망'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전용 헬기에 탑승하며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03.19.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전용 헬기에 탑승하며 주먹을 들어보이고 있다. 2026.03.19.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단행한 호르무즈 해협 전면 봉쇄가 미국 에너지 수출업체들에게 전례 없는 노다지 기회를 안겨주고 있다. 전 세계 에너지 공급망이 마비되면서 갈 곳 잃은 수요가 미국산 석유와 가스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13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호르무즈 봉쇄를 미국 에너지 업계의 중대한 기회로 보고, 미국산 원유와 가스를 해외에 더 많이 팔도록 적극 독려하고 있다. 실제로 이번 봉쇄로 이란이 해협을 통해 수출하던 하루 200만 배럴 규모의 석유 공급이 완전히 끊길 위기에 처했다.

전 세계 석유와 액화천연가스(LNG) 공급량의 20%가 호르무즈 해협에 묶이면서, 중동 의존도가 높은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은 부족한 에너지를 보충하기 위해 급히 미국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로 인해 이번 달 미국의 원유 수출량은 하루 500만 배럴이라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미국 항구의 풍경도 바뀌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케이플러(Kpler)에 따르면 현재 약 70척의 슈퍼탱커(VLCC)가 미국 멕시코만 연안 항구에 진입하기 위해 대기 중이다. 이는 지난해 월평균 27척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5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소셜미디어를 통해 축제 행렬처럼 꼬리에 꼬리를 물고 길게 늘어선 유조선의 모습을 묘사한 사진을 공유하며 "세계에서 가장 질 좋은 석유를 실으러 오고 있다"고 환호했다.

하지만 이 같은 '수출 대박'의 이면에는 전 세계 소비자들의 고통이 있다. 미국의 휘발유 가격은 13일 기준 갤런당 4.13달러를 기록해 전쟁 시작 전보다 1.15달러나 폭등했다. 미국 내에서도 "수출업자와 트레이더들은 돈방석에 앉았을지 몰라도, 기름값 폭등을 마주한 소비자는 결코 이 상황을 승리라고 느끼지 못할 것"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문제는 공급 부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다. 미국 셰일 오일 업체들은 유가 상승이 지속될지에 대한 불신으로 시추 시설을 크게 늘리지 않고 있다. 결국 미국의 석유 재고는 바닥을 드러내고, 기름값은 추가로 더 오르는 악순환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에너지 가격이 계속 치솟을 경우 전 세계적인 소비 위축과 경기 침체(레세션)가 닥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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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탱커 70척 집결" '이란 역봉쇄'에 美수출업자들만 '돈 잔치'

기사등록 2026/04/14 15:58:3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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