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고 투표율 77.8% 기록…野 "유럽이냐, 러시아냐"
오르반, 親트럼프·푸틴 성향…EU와 헝가리 관계 악화시켜
![[부다페스트=AP/뉴시스] JD 밴스(오른쪽) 미국 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미-헝가리 우정의 날' 행사에 참석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2026.04.08.](https://img1.newsis.com/2026/04/08/NISI20260408_0001162062_web.jpg?rnd=20260408084809)
[부다페스트=AP/뉴시스] JD 밴스(오른쪽) 미국 부통령이 7일(현지 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미-헝가리 우정의 날' 행사에 참석해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함께 손을 흔들고 있다. 2026.04.08.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빅토르 오르반(62) 헝가리 총리가 12일(현지시간) 총선 패배를 인정했다. 그는 16년 만에 총리직을 내려 놓게 됐다. 유럽 극우 포퓰리즘의 아이콘으로 불렸던 오르반 총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지지를 받아왔다.
AP통신과 유로뉴스에 따르면 오르반 총리는 이날 부다페스트에서 지지자들에게 "고통스러운 패배"라면서도 "승리한 정당에 축하를 전했다. 우리는 야당으로서도 헝가리 민족과 조국을 위해 봉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도 우파 성향 야당 지도자인 페테르 머저르(45) 티서당 대표는 같은날 소셜미디어 페이스북에 "오르반 총리가 방금 전화를 걸어 우리의 승리를 축하했다"고 밝혔다.
헝가리 국가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가 이날 오후 9시30분 기준 45.7% 진행된 가운데 티서당은 전체 199석 중 135석을 차지해 개헌 가능 의석(3분의 2 이상)을 거머쥘 것으로 예상된다.
반면 오르반 총리의 피데스당은 57석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헝가리 총선 투표율은 오후 6시30분 기준 77,8%로 지난 2002년 총선 70.5%를 넘어서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오르반 총리는 지난 16년간 집권하면서 소수자의 권리와 언론 자유를 탄압하고 다수 정부기관을 무력화했으며 국고를 동맹 관계인 경제 엘리트들에게 유출시켰다는 비판을 받는다.
그는 푸틴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러시아산 화석 연료 수집 중단을 거부했다. 오르반 정부 고위 인사가 EU의 기밀을 모스크바에 공유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와 유럽연합(EU)의 관계를 악화시켰다는 지적도 받는다. 그는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한 900억 유로 규모 대출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머저르는 피데스당 내부자였지만 2024년 탈당 후 티서당을 창당했다. 이후 낙후된 경제와 만연한 부패 등 민생 문제를 비판하며 세를 결집했다.
특히 이번 총선을 헝가리가 오르반 체제에서 러시아로 계속 쏠릴 것인지 아니면 유럽 민주 사회 중 하나로 제자리를 되찾을 것인지를 결정하는 국민투표로 규정하고 지지를 호소했다.
오르반 총리는 드루즈바 송유관 운영 중단을 계기로 우크라이나의 위협을 부각하면서 막바지 지지층 결집을 시도했지만 총선 선거운동 기간 각종 여론조사상 머저르에 선두를 내줬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르반 총리를 지원하기 위해 총선 막바지 JD 밴스 부통령을 헝가리에 급파했지만 결국 총리직 유지에 실패했다.
유럽은 오르반 총리의 낙마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오늘 헝가리에서 유럽의 심장이 더 강하게 뛰고 있다"며 "헝가리는 유럽을 선택했다"고 환영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도 "헝가리 국민의 민주적 참여와 EU 가치에 대한 애착을 보여주는 승리"라며 머저르에게 축하를 전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도 "강력하고 안전하며 무엇보다 단결된 유럽을 위해 힘을 합치자"며 머저르에게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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