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폭등에 금리 인하 기대 붕괴까지…월가, 4년 만 '최악 분기'

기사등록 2026/03/31 15:42:41

최종수정 2026/03/31 17:34:24

전쟁 이후 금·주식·채권 동반 충격

금리 인하 기대 80%→2%로 붕괴

에너지 업종만 상승…S&P 10개 업종 하락

[뉴욕=AP/뉴시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약 4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근무하고 있다. 2026.03.31.
[뉴욕=AP/뉴시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약 4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5월 5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의 뉴욕증권거래소에서 한 트레이더가 근무하고 있다. 2026.03.31.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올해는 월가에 큰 호황의 해가 될 것으로 기대됐지만, 경제 성장과 금리 인하 기대는 사라지고 이제 투자자들은 '에너지 가격 급등이 촉발할 글로벌 경기 침체'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우려하고 있다.

3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증시는 약 4년 만에 최악의 분기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지난 26일 조정 국면(최근 고점 대비 10% 하락)에 진입했고, 하루 뒤에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도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

S&P500 지수는 최근 7개월간의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S&P500 11개 업종 가운데 10개 업종이 이달 들어 평균 8.3% 하락했고, 에너지 업종만 유일하게 상승했다.

불과 지난해 12월만 해도 분위기는 정반대였다. 경제 성장세는 빨라지고 있었고,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시장도 미국의 대외 무역 갈등에 따른 불확실성에서 점차 벗어나는 모습이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은 2026년 두 자릿수 수익률을 기대하며 강세장이 기술주를 넘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것으로 전망했다.

파이퍼 샌들러의 마이클 캔트로위츠 수석 투자전략가는 "모든 조건이 완벽하게 맞아떨어졌지만 이번 전쟁이 그 흐름에 큰 제동을 걸었다"고 말했다.

흐름을 바꾼 것은 중동 전쟁으로, 지난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 이후 유가는 55% 급등했고, 금은 하락했으며,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올랐다.

시장 불안기 주식의 하락분을 상쇄해주던 채권 역시 지난해 4월 관세 충격 이후 크게 흔들렸다. 유가 상승으로 금리가 예상보다 오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전통적인 '60대40(주식·채권)' 포트폴리오도 주식만 보유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전쟁 여파로 주요 원자재 공급망까지 흔들리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졌다. 이에 따라 연준이 올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시장 기대도 빠르게 무너졌다. 전쟁 전만 해도 시장은 연말까지 두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을 약 80% 반영했지만, 현재 그 가능성은 2% 미만으로 떨어졌다.

JP모건자산운용의 데이비드 켈리는 "걸프 지역에서 원유 공급이 장기간 중단된다면 글로벌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면서도 "미국과 이란 모두 결국 출구 전략을 찾으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TACO 기대'도 약해졌다…'유가·전쟁'에 달린 증시

다만 일부 지표만 보면 증시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나쁘지 않다. 팩트셋에 따르면 S&P500 기업들은 2026년 1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이익 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개인 투자자들도 여전히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고 있지만, 매수 속도는 전쟁 이전보다 둔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월가의 많은 분석가들은 여전히 올해 증시가 완만한 상승세를 보일 것이라는 기존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전망은 중동 전쟁이 비교적 단기간에 끝나고 글로벌 경제 충격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가정에 기반한다.

투자자들은 전쟁 초기처럼 상황을 낙관하기 어려워졌고, 당시 기대했던 이른바 'TACO(Trump Always Chickens Out·트럼프는 항상 겁을 먹고 물러선다)' 시나리오도 점차 힘을 잃고 있다.

현재 트레이더와 자산운용사들은 어느 때보다 뉴스 헤드라인과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를 주시하고 있다. 시장이 급변할 경우 즉시 주문을 취소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모습이다.

캔트로위츠는 "지금 시장은 사실상 단 하나의 변수에 달려 있다"며 "유가가 내려가지 않으면 증시는 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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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폭등에 금리 인하 기대 붕괴까지…월가, 4년 만 '최악 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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