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보험 손해율 치솟는데 '8주룰'은 제자리…손보업계 속앓이

기사등록 2026/03/26 07:00:00

경상환자 '8주룰' 도입시기 연기

국토부 시행령 확정 여부에 촉각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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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권안나 기자 = 지난해 보험사들이 자동차보험에서 7080억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누적된 보험료 인하에 경상환자의 과잉진료로 인한 치료비 증가 등이 손해율 악화에 기여한 탓이다. 새해 들어서도 자동차보험 손실구간이 이어지는 가운데, 다음 달 도입이 예상됐던 경상환자 '8주룰' 마저 지연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보험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은 지난해 약 7080억원 규모의 손실을 낸 데 이어 올해 1·2월 손해율 모두 80%대 후반을 기록하며 적자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통상 자동차보험은 보험료의 15~20%가량이 사업비로 사용되는 구조인 만큼, 업계에서는 손해율 80%대를 사실상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주목받아 온 제도가 '8주룰'이다. 8주룰은 상해 12~14급에 해당하는 자동차사고 경상환자가 8주 이상 치료를 받을 경우 치료의 적정성을 심사하는 제도다. 이른바 '나이롱환자'를 거르는 제도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단순 염좌나 타박상 등 경상의 경우 통상 4~8주 내 치료가 마무리되는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이보다 훨씬 장기간 치료를 이어가며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가 적지 않아, 보험금 누수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실제로 지난해 자동차사고 건수는 383만8000건으로 전년(382만7000건)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발생 손해액은 병원 치료비(한방 6.2%↑·양방 3.2%↑), 자동차 부품비(6.0%↑), 정비 공임(2.9%↑) 상승 등의 영향으로 전년 대비 2.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문제의식 속에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6월 자동차손해배상법 시행령 개정안을 마련하고 시행 시점을 올해 1월1일로 제시했다. 그러나 의료계가 경상환자의 치료권을 제한할 수 있다며 강하게 반발해 도입 일정은 차질을 빚었다.

이후 금융감독원이 올해 1월 8주룰을 반영한 보험업 감독업무 시행세칙 개정안을 예고하며 시행 시점을 3월 1일로 제시했으나, 이후 다시 4월 1일 시행을 목표로 조정됐다가 이마저 미뤄진 상황이다.

특히 한의사 단체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센 것으로 전해진다. 한방 치료의 경우 양방과 치료 기간 기준이 다를 수 있는데, 일률적인 8주 기준을 적용하면 정당한 치료까지 제한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업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세부 기준 마련이 지연되면서 8주룰의 실제 도입 시점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시행 일정이 무기한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심사기관과 보험업계는 제도 도입에 대비해 관련 시스템 정비를 상당 부분 마친 상태로, 현재는 국토교통부의 시행령 확정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8주룰 도입 시 심사는 공정성 확보를 위해 국토교통부 산하 자동차손해배상진흥원이 맡을 예정이다. 진흥원은 앞서 용역을 통해 심사 기준과 절차의 큰 틀을 마련해둔 상태로, 시행령에서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되면 업계와 세부 운영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보험개발원 역시 기존 환자 치료 데이터를 기반으로 통상적인 입·통원 일수 등을 조회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을 마쳤지만, 8주룰 도입 지연으로 업계 배포는 무기한 보류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경상환자의 과잉진료 차단을 위한 대책이 선의의 자동차사고 피해자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관계기관과 지속적으로 협의하고 있다"며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자배법) 시행령의 시행 일정에 맞춰 진행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제도 도입이 늦어지는 동안 자동차보험 손해율 관리 부담은 업계가 떠안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제도 공백이 길어질수록 선의의 보험 가입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8주룰 도입이 예상치 못하게 지연되고 있어 아쉬운 상황"이라며 "한방 의료비 증가로 인한 손해율 부담이 심각한 상황에서 하루 빨리 제도가 시행되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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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보험 손해율 치솟는데 '8주룰'은 제자리…손보업계 속앓이

기사등록 2026/03/26 07: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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