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산장애 201건 중 보상 이뤄진 사고는 98건뿐
보상 가이드라인 부재…피해 입증은 투자자 몫
![[서울-뉴시스] 여의도 증권가.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3/08/31/NISI20230831_0001353139_web.jpg?rnd=20230831104657)
[서울-뉴시스] 여의도 증권가.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민 기자 = 최근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 전산사고가 잦아지면서 투자자 불편이 커지고 있다. 증권사별로 자체 보상 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보상 기준이 엄격하고 절차도 복잡해 실질적인 구제가 어렵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사고 유형에 따른 피해 보상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감독원 등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1년~2025년) 주요 증권사 10곳에서 전산장애 발생 건수는 총 201건이다.
이 가운데 이용자 보상이 한 건이라도 이뤄진 사고는 98건으로 절반을 넘지 못하고 있다. 사고 건수가 가장 많았던 신한투자증권(36건)은 집계 기간 중 14건(38.9%)에 대해서만 이용자 보상이 이뤄졌다.
KB증권은 9건 중 단 한 건도 이용자 보상이 이뤄지지 않았고, 미래에셋증권(15건 중 5건·33.3%), 메리츠증권(17건 중 6건·35.3%), 대신증권(16건 중 6건·37.5%), 하나증권(13건 중 5건·38.5%) 등도 전산장애 수 대비 보상 비율이 낮았다. 그 외 한국투자증권(16건 중 9건·56.3%), 삼성증권(33건 중 20건·60.6%), NH투자증권(31건 중 22건·71.0%), 키움증권(15건 중 11건·73.3%) 순으로 집계됐다.
사고부터 보상까지의 평균 기간은 신한투자증권이 37일로 가장 길었고, 미래에셋증권이 34일, NH투자증권·대신증권이 30일, 메리츠증권·삼성증권이 20일, 하나증권이 18일, 한국투자증권이 11일, 키움증권이 8일로 나타났다.
전산장애 한 건당 평균 보상액은 미래에셋증권이 8억2141만원으로 가장 높았고, 한국투자증권(3억8234만원), 대신증권(1억1858만원), 메리츠증권(1억959만원) 순이었다. NH투자증권(1508만원), 하나증권(2922만원), 키움증권(5933만원) 등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산장애 보상 체계 제자리걸음…당국 가이드라인 부재
앞서 중동 사태 여파로 국내 증시가 급등락을 반복하던 지난 5일에도 한국투자증권 MTS상 일부 계좌에서 잔액과 수익률이 실제와 다르게 표시되는 오류가 발생했다. 일부 투자자는 퇴직연금 계좌 상장지수펀드(ETF)에서 잘못된 수익률을 보고 보유 종목을 매도했다가 손실을 본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4일에도 미래에셋증권 MTS에서 ETF 가격 급락 알림이 장 마감 이후 대량으로 지연 발송됐고, 카카오페이증권에서도 약 40분 동안 미국 주식 모으기 주문이 일부 체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투자자 보상 체계는 제자리걸음이다. 전자금융거래법에 따르면 전자금융거래 사고 발생 시 금융회사의 배상 책임이 발생한다. 그러나 피해 보상 관련 구체적인 규정이나 가이드라인은 부재한 상황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산장애는 사고 유형이나 피해 상황들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일률적인 가이드라인을 만들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개별 금융회사들이 분쟁조정사례를 참고해서 자체적인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자체 규정에 따라 손실 범위를 산정하고 있지만, 입증 책임은 투자자의 몫이다. 투자자는 전산로그 등 주문 내역을 통해 매매의사와 손해 발생 사실을 직접 증명해야 한다. 장애 시간 동안 주문 기록이 없거나, 해당 시간대 체결이 불가능한 가격대의 주문은 보상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산장애 발생 직후 고객센터 연결이 지연되는 등 피해 접수 절차에 대한 안내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기한 내 보상을 신청하더라도 증권사와 손실 규모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고, 투자자별 보상 편차도 커진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고객이 접수한 로그 기록과 거래 체결 가능성을 건별로 검증해 보상 절차를 진행하다 보니 결과에 편차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사고 유형이나 피해 양상도 복잡해지고 있어 일관된 대응에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