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원유 동맥' 하르그섬…중동 긴장에 유가 변수 부상

기사등록 2026/03/14 14:40:05

페르시아만 원유 수출 관문 '하르그섬' 주목

이란, 호르무즈 봉쇄 카드로 미국 압박

공급 차질 우려에 에너지 시장 촉각

[서울=뉴시스]이란 석유수출기지 하르그섬. 호르무즈 해협에 자리하고 있다. (출처=락샤-아니르베다닷컴)2026.3.14.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란 석유수출기지 하르그섬. 호르무즈 해협에 자리하고 있다. (출처=락샤-아니르베다닷컴)2026.3.14.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이재우 임소현 기자 = 중동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란 원유 수출의 핵심 거점인 '하르그섬(Kharg Island)'이 국제 에너지 시장의 주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 섬은 이란 원유 수출의 대부분이 이뤄지는 전략적 터미널로, 공격을 받을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 외신 등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각) 미군이 이란 석유 수출의 중심지인 하르그섬에 대규모 공습을 감행했다.

하르그섬은 이란 남부 부셰르주 해안에서 약 25㎞ 떨어진 페르시아만에 위치한 작은 섬이다.

면적은 약 20㎢에 불과하지만 원유 저장시설과 송유관, 하역 터미널이 밀집한 이란 석유 산업의 핵심 거점으로 꼽힌다.

이곳에는 하루 약 700만 배럴 규모의 원유 하역 능력이 구축돼 있으며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이 섬을 통해 이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닐 퀼리엄 미국 싱크탱크 채텀하우스 중동 에너지 전문가는 "페르시아만의 얕은 수심 때문에 대형 유조선이 내륙 근처에 접안하기 어렵다"며 "유조선들이 이용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항구가 하르그섬"이라고 설명했다.

페르시아만 연안의 수심이 얕아 대형 유조선이 접안하기 어려운 지리적 특성 때문에 이란의 원유 수출은 사실상 하르그섬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SNS를 통해이번에는 섬의 석유 시설을 표적으로 삼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이란이 해협에서의 선박 공격을 멈추지 않으면 그렇게 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도의적 이유로 이 섬의 석유 기반 시설을 파괴하지 않기로 선택했다"며 "그러나 이란 또는 그 누구든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자유롭고 안전한 선박 통행을 방해하는 어떤 행동을 한다면 나는 즉시 이 결정을 재고할 것"이라고 했다.

전문가들은 하르그섬이 타격을 받을 경우 이란 경제는 물론 글로벌 에너지 시장에도 상당한 파장이 나타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안드레아스 크리그 영국 킹스칼리지 런던 선임 강사는 "하르그섬은 타격 시 즉각적인 전략적·경제적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장소 중 하나"라고 말했다.

실제로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 당시 하르그섬이 공격을 받으면서 이란 석유 산업이 큰 타격을 입은 사례도 있다.

여기에 이란이 대응 카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에너지 시장의 긴장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기뢰 부설과 소형 고속정 등을 활용해 해협 통행을 제한하는 방식으로 미국에 압박을 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해상 원유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항로다. 전문가들은 해협이 봉쇄될 경우 글로벌 원유 공급망이 크게 흔들리면서 국제 유가와 해운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스콧 루카스 더블린대 국제정치학과 교수는 "하르그섬을 공격하면 갈등의 중대한 격화를 의미한다"며 "이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와 중동 전역 정유시설 공격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수입하는 원유 비중이 높은 아시아 국가들은 공급 충격에 취약한 구조다. 원유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중동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과 물가 압력 확대 등의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정부는 중동 전쟁 발발로 인한 유가 상승과 민생 악화에 대응하기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 작업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0일 국무회의와 12일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중동 지역 긴장이 심화됨에 따른 외부 충격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모든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 추경 편성을 최대한 신속하게 추진해 달라"고 지시한데 따른 후속조치다.

기획예산처는 현 상황이 우리 경제에 미치는 피해를 최소화하고 고유가에 따른 부담을 완화할 수 있도록 추경 준비에 즉시 착수하기로 했다.
 
기획처는 "신속하게 추경안을 마련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라며 "이와 함께 추가적인 재정 투입을 촉구한 국책연구기관 등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며 효과적인 지원 정책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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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등록 2026/03/14 14:40:05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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