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중동 정세가 급격히 악화하면서 대만과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해운업계가 중동 항로 운항과 화물 예약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주요 해운사들이 안전 위험을 이유로 운송을 중단하거나 항로를 회피하면서 국제 공급망 혼란 우려도 커지고 있다.
닛케이 신문과 연합보, 공상시보에 따르면 대만 해운 대기업 에버그린 마린(長榮海運)은 6일 중동 일부 지역을 오가는 화물 운송 서비스 신규 예약 접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중동 지역의 안전 상황이 계속 변화하는 점을 고려해 전체 운영 상황을 평가한 결과 선원과 선박, 고객 화물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예방적 조치라고 에버그린 마린은 설명했다.
중단 대상은 바레인,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의 모든 항구와 사우디아라비아 일부 항구, 이라크 움카스르항 등이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제다항은 제외된다. 에버그린은 해당 항구를 출발지 또는 도착지로 하는 신규 선복 예약을 별도 공지가 있을 때까지 받지 않기로 했다.
이미 운송 중이거나 예약이 완료된 화물에 대해서는 각 지역 지사가 고객과 협의해 후속 조치를 마련할 방침이다.
대만 양밍해운(陽明海運)과 완하이해운(萬海航運)도 앞서 중동 항로 화물 예약을 중단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대만의 이른바 ‘컨테이너 3대 해운사’가 모두 중동 항로 화물 접수를 중단하면서 글로벌 대형 선사들이 참여하는 3대 해운 동맹 역시 사실상 중동 사업을 전면 중단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여기에 홍해 항로도 정상 운항이 어려워지면서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해상 운송 경로가 크게 제약받고 있다.
물류 업계에 따르면 양밍해운이 속한 ‘프리미어 얼라이언스(Premier Alliance)’는 이미 중동 기항을 중단했다.
에버그린이 참여하는 ‘오션 얼라이언스(OCEAN Alliance)’는 이전까지 화물 수송 여부를 검토해 왔지만 이번 조치로 일부 지역 화물 접수를 정지했다.
오션 얼라이언스는 글로벌 선복량 기준 약 25.3%의 시장 점유율을 가진 세계 최대 해운 동맹이다.
업계에서는 에버그린까지 중동 화물 접수를 멈추면서 중동 항로를 운항하려는 컨테이너선 운영사가 거의 남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중국 해운업체들도 운송 중단 조치에 동참하고 있다. 국영 해운 대기업 중국원양해운집단(COSCO)의 컨테이너선 부문은 4일 이라크와 아랍에미리트 등을 오가는 중동 지역 운송 서비스 신규 예약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중동 해역 운항 위험이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유럽 주요 해운사들도 운항 제한에 나섰다. 덴마크 해운 대기업 머스크는 호르무즈 해협 항로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독일 선사 하파그로이드 역시 같은 조치를 시행했으며 프랑스 선사 CMA CGM은 수에즈 운하를 거쳐 홍해를 통과하는 항로 운항을 정지했다.
머스크는 6일 별도 발표를 통해 중동 정세 악화를 이유로 중동과 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두 개 항로 운송 서비스를 일시 멈춘다고 전했다.
극동과 중동을 잇는 FM1 노선과 중동과 유럽을 연결하는 ME11 노선이 대상이다. 회사 측은 네트워크 전반의 운영 차질을 최소화하면서 직원과 선박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예방 조치라고 소개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