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박선정 기자 = 다시 특검의 시간이다. 내란·김건희·순직해병 사건의 3대 특검이 막을 내린 지 100일도 되지 않아 남은 의혹을 수사하는 2차 종합특검(이하 종합특검)이 출범했다. 종합특검에게 허락된 수사 기간은 준비 기간 포함 최장 170일, 인력은 최대 251명 규모다. 아직 풀리지 않은 의혹을 정리한다는 목적이다. 하지만 매머드급 규모와 17개에 달하는 수사 대상을 보니 마무리보다는 3대 특검의 재연장이라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25일 현판식을 갖고 공식 출범한 종합특검은 3대 특검의 미진한 부분과 윤석열 전 대통령,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국정농단 의혹을 수사할 예정이다.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수첩에 적힌 국회 해산 등 내용, 12·3 비상계엄 기획·준비 의혹, 무장헬기 위협 비행 등을 통해 북한의 공격을 유도하려 했다는 외환 의혹,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 등 17개 의혹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다.
특검은 본래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기 위한 예외적 장치다. 보통 인사권자 등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을 기존 수사기관이 공정하게 수사하기 어려울 때 가동된다. 하지만 종합특검의 주요 수사 대상은 대부분 이미 앞선 특검으로 기소되거나 직에서 물러난 이들이다.
법조계 원로들은 이러한 지점에 주목한다. 중복 수사 문제는 물론, 권력을 견제하기 위한 장치로 만들어진 특검이 이미 권력을 잃은 이들을 장기간 추적하는 수단이 되는 것은 특검 제도 취지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다.
그럼에도 아직 12·3 비상계엄과 김 여사 관련한 의혹이 남아있고, 이를 해소해야 한다는 국민적 요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내란특검의 경우 노상원의 내란 혐의와 관련된 부분 등 일부를 제외하고 특검법상 규정된 대부분의 사건을 처리한 뒤 종료됐다. 반면 김건희 특검의 경우 양평 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관저 이전 특혜 의혹, 김건희 수사 무마 의혹 등 굵직한 주요 사건들을 상당 부분 마무리 짓지 못했다. 당시 김건희 특검은 시간과 인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판단을 미룬 채 사건을 국가수사본부로 이첩했다.
애초 16개에 달했던 수사 대상이 수사 과정에서 추가로 인지한 사건들 때문에 더욱 불어나면서, 정작 핵심적인 의혹은 충분히 매듭을 짓지 못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렇게 인지해서 기소한 일부 사건들이 최근 법원에서 공소기각 판결을 받는 일이 이어지면서, 특검이 무리하게 사안을 키운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특검이 열린 결말로 끝난 이유는 단순히 의혹이 많아서가 아니다. 매듭을 짓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체가 불분명한 사건은 빠르게 검토한 뒤 처분을 결정했어야 한다. 정치적으로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사안을 끝까지 잡아두는 것 또한 수사기관의 책임 있는 태도는 아닐 것이다. 판단을 유보한 수많은 사건은 그렇게 다시 종합특검으로 돌아오게 됐다.
종합특검의 과제는 분명하다. 새로운 의혹을 더 해 사건의 외연을 넓히기보다는, 제기된 의혹을 면밀히 검토해 법적 책임을 묻는 데 집중하는 일이다. 준비 기간을 제외한 150일의 수사 기간은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동안 종합특검이 선택과 집중을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마침내 한국 사회가 비상계엄 사태란 긴 터널을 빠져나올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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