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집안 싸움에 갇힌 국민의힘

기사등록 2026/02/09 10:54:51


[서울=뉴시스]한은진 기자 = 국민의힘은 2024년 총선에서 패배했고, 2025년에는 비상계엄 논란과 탄핵 정국 속에서 대선까지 내줬다. 9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47.6%, 국민의힘은 34.9%로, 양당 간 격차는 직전 조사(6.9%포인트)보다 두 배 가까운 12.7%포인트로 벌어졌다.

정권 초반 국정 주도권과 지지율이 여당으로 쏠리는 것은 어느 정부에서나 반복되는 현상이다. 소수 야당인 국민의힘이 의제를 주도하기 어려운 구조라는 점 역시 부인하기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쟁점 법안에 대해 필리버스터에 나섰고, 장동혁 대표는 8일간 단식도 했다. 한겨울 국회 본관 앞에는 '특검 즉각 수용하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아래에서 의원들이 천막을 지켰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 더불어민주당을 견제하려는 '시도' 자체는 분명 존재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이 이뤄낸 성과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통일교 게이트와 대장동 항소 포기 논란, 민주당의 공천 뇌물 수수 의혹 등에 대해 국민의힘이 공세를 폈지만 국민 여론 확산으로 연결하는 데는 실패했다.

대선 패배 직후 발빠르게 상황을 수습했어도 모자란데 국민의힘은 아직도 '누가 더 잘못했나'를 두고 집안 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6일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친한(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배현진 의원에 대한 징계를 시작했다. 배 의원이 위원장으로 있는 서울시당의 윤리위는 '친장동혁계'로 알려진 보수 유튜버 고성국 씨에 대한 징계를 논의했다. 배 의원 윤리위 제소 신청서에는 한동훈 전 대표 제명 반대 서명을 주도하면서 장동혁 대표를 공개 비판했다는 점이 징계 사유로 적시됐다. 고 씨는 자신의 채널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 등의 사진을 당사에 걸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됐다.

국민의힘이 소수 야당으로서 효과적인 대여 투쟁 방식을 찾기 쉽지 않다는 현실은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국민들에게 과연 국민의힘이 그 어려움을 감당하고 있는지, 대책을 찾고 있긴 한 건지 의문이다.

최근 국민의힘 관련 기사를 보면 과연 두 번의 선거에서 패배한 당이 맞나 싶을 정도로 여유롭기까지 하다. 한동훈 전 대표 제명 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친한계와 당직자간 '야 인마' 발언이 있었는지 여부를 두고 며칠째 설전이 이어졌다. 정책도, 대안도 아닌 낯 뜨거운 욕설 공방이 당의 얼굴이 되는 동안, 국민 눈에는 국민의힘이 과연 야당으로서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조차 의문을 갖게 된다.

지금 국민의힘이 국민 앞에 보여주는 모습은 견제하는 야당도, 준비된 대안 세력도 아니다. 계파와 감정에 갇힌 정당일 뿐이다. 변화와 쇄신을 외치지 못하는 야당에게 지방선거는 기회가 아니라 심판이 된다. 국민의힘이 이 사실을 외면한다면, 국민에게 외면당할 것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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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집안 싸움에 갇힌 국민의힘

기사등록 2026/02/09 10:54:51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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