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렌터카 1·2위 롯데렌탈·SK렌터카 결합 불허…경쟁제한 우려↑

기사등록 2026/01/26 12:00:00

사모펀드, 롯데렌탈 주식 63.5% 취득 시도

장단기 렌터카 시장 경쟁 제한 우려에 '불허'

SK렌터카·롯데렌탈 외 유효한 경쟁상대 없어

"사모펀드의 '경쟁사 인수 뒤 매각' 경종 울려"

[서울=뉴시스] 롯데렌터카 제주 오토하우스.(사진=롯데렌탈) 2023.7.17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롯데렌터카 제주 오토하우스.(사진=롯데렌탈) 2023.7.17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세종=뉴시스]여동준 기자 = 정부가 렌터카 시장 1·2위 업체인 롯데렌탈과 SK렌터카의 기업결합을 불허했다. 두 업체가 합쳐질 경우 렌터카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확대돼 다른 업체들의 경쟁제한 우려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공정위는 26일 SK렌터카를 소유하고 있는 사모펀드 어피니티가 롯데렌탈의 주식 63.5%를 취득하는 결합을 금지했다고 밝혔다.

어피니티는 지난 2024년 업계 2위 사업자인 SK렌터카를 인수해 소유 중이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이 허용될 경우 국내 렌터카 시장의 1·2위 사업자인 롯데렌탈, SK렌터카가 모두 사모펀드 어피니티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되는 것이라고 봤다.

공정위가 관련 시장의 경쟁제한성을 면밀히 심사한 결과 이번 기업결합이 내륙 및 제주의 단기 렌터카 시장과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 모두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할 우려가 크다고 판단하고, 사모펀드 어피니티의 롯데렌탈 주식취득 금지 조치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차량 대여기간 1년 미만의 단기 렌터카와 1년 이상의 장기 렌터카 시장으로 구분해 심사했다.

우선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각각 1·2위 사업자 지위를 확고히 유지해왔다.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로, 2024년말 기준 내륙 29.3%·제주 21.3%였다.

반면 나머지 경쟁사들은 대부분 영세한 중소 사업자로 각각의 시장점유율은 미미한 수준이었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원활한 자금조달 능력, 브랜드 인지도, 전국적 영업망·IT 인프라, 차량 정비·중고차 판매와의 연계 등 다양한 측면에서 중소 경쟁사들보다 월등한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

단기 렌터카 시장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서로를 제외하면, 사실상 유효한 경쟁상대를 찾기 어려웠던 것이다.

공정위는 이런 상황에서 롯데렌탈과 SK렌터카가 결합하면, 나머지 사업자들과의 격차를 더욱 크게 벌리며 1위 사업자 지위를 공고히 하게 된다고 우려했다.

가장 가깝게 경쟁해 온 대기업 상호 간 경쟁이 소멸돼 가격 인상 등 부작용이 예상되고, 중소사업들의 시장 퇴출이 가속화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28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내 렌터카하우스에서 관광객들이 공항과 렌터카 회사를 오가는 셔틀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4.07.28. woo1223@newsis.com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 시작된 28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내 렌터카하우스에서 관광객들이 공항과 렌터카 회사를 오가는 셔틀버스에 탑승하고 있다. 2024.07.28. [email protected]


제주 단기 렌터카 시장은 렌터카 총량제로 인해 신규 진입이나 기존 사업자의 차량 확대가 제한되어 유력한 경쟁사의 출현 가능성이 더욱 낮은 상황이다.

제주특별법에 규정된 렌터카 총량제는 제주도 내 적정 단기 렌터카 대수를 수급조절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고, 적정 대수 준수를 위해 신규 사업자의 시장 진입 혹은 기존 사업자의 차량 증차를 제한하는 제도다.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지난 수년간 꾸준히 제주 지역 경쟁사의 차량을 흡수해 온 만큼 이번 기업결합을 계기로 제주 지역의 유효한 경쟁 수준이 낮아질 우려가 크다.

장기 렌터카 시장에서도 롯데렌탈과 SK렌터카는 각각 1·2위 사업자였다. 2024년말 기준 두 회사의 시장점유율 합계는 38.3%로 최근 5년간 30% 후반대를 견고히 유지했다.

비교적 큰 규모의 소수 캐피탈사들과 나머지 다수 중소 경쟁사들이 존재하지만, 공정위는 이들이 롯데렌탈과 SK렌터카에 비견될 만한 경쟁 능력을 갖추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캐피탈사들은 본업비율 제한으로 인해 장기 렌터카를 자유롭게 확대할 수 없다. 금융사인 캐피탈사 입장에서는 부수 업무인 장기 렌터카 증차를 위해서는 본업에 해당하는 리스 차량도 함께 늘려야 하므로, 이러한 제약이 없는 롯데렌탈·SK렌터카 대비 상당히 불리한 경쟁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기로 차량을 대여한 후 중고차로 매각하는 구조를 갖는 장기 렌터카 시장의 특성상 차량 정비 및 중고차 판매와의 연계가 특히 중요한데, 이러한 별도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하는 롯데렌탈·SK렌터카와 그렇지 못한 캐피탈사 간에는 경쟁 능력의 차이가 큰 상황이다.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강종민 기자 = 세종시 어진동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 2019.09.05 [email protected]


공정위는 일정 기간 후 매각을 목표로 하는 사모펀드 특성상 행태적 조치의 영속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점 등을 고려해 가격인상 제한 등 행태적 조치가 아니라 구조적 조치인 기업결합 금지를 내리기로 했다.

공정위가 기업결합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지난 2024년 메가스터디가 에스티유니타스의 주식을 취득하는 기업결합 금지 조치 이후 2년 만이다.

이병건 공정위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은 "가격 인상 등 경쟁제한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중소 경쟁사가 다수를 차지하는 시장에서 경쟁 관계에 있는 대기업 간 결합으로 발생할 수 있는 경쟁 왜곡을 차단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이어 "사모펀드가 상당 기간 서로 밀접한 경쟁 관계를 유지해 온 1·2위 사업자를 단기간에 연달아 인수해 시장력을 확대한 후에 다시 고가로 매각하기 위해 건전한 시장 경쟁을 인위적으로 왜곡할 우려가 큰 기업결합을 엄정 조치함으로써 시장에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동종업계의 1·2위 사업자의 주식을 인수하는 형태의 기업결합이었다는 점에서 사모펀드에 의한 기업결합에 일반화할 수 있는 케이스로 보기보다는 이번 사건의 특수성으로 인해 기업결합 금지라는 그러한 구조적 조치를 부과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신용호 공정위 국제기업결합과장은 합계 시장점유율이 40%를 넘지 않는데도 경쟁제한성을 우려한 이유에 대해 "중소기업이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시장에서 대기업이 기업결합으로 5%포인트 이상의 점유율을 갖게 될 경우에는 경쟁제한성이 추정된다는 조항이 있다"고 부연했다.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 2025.09.18. ppkjm@newsis.com
[세종=뉴시스] 강종민 기자 = 이병건 공정거래위원회 기업거래결합심사국장. 2025.09.18.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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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렌터카 1·2위 롯데렌탈·SK렌터카 결합 불허…경쟁제한 우려↑

기사등록 2026/01/26 12:00:00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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