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5개국 CEO 4454명 대상 설문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전 세계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투자가 급증하고 있지만 AI를 통해 비용 절감과 매출 증대를 동시에 달성한 글로벌 최고경영자(CEO)는 12%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AI 활용 격차가 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고 있는 만큼 올해가 기업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삼일PwC는 이 같은 분석을 담은 '제29차 연례 글로벌 CEO 설문조사' 보고서를 20일 발표했다.
'AI 시대, 불확실성을 기회로 바꾸는 리더십'을 주제로 한 이 보고서는 PwC글로벌이 다보스포럼(WEF∙세계경제포럼) 개막과 함께 발표한 글로벌 CEO 서베이 분석 결과를 기반으로 작성됐다. 설문은 95개국 CEO 4454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9월 말부터 11월 초까지 진행됐다.
이에 따르면 AI 투자로 실질적 성과를 거둔 기업은 소수에 그쳤다.
지난 1년간 AI 도입을 통해 추가 매출을 창출했다고 응답한 CEO는 30%였으며, 비용 절감 효과를 본 기업은 26%로 집계됐다. 하지만 응답자의 22%는 오히려 비용이 늘었으며 절반이 넘는 56%의 CEO는 매출 증가나 비용 절감 효과를 전혀 체감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매출 증가와 비용 절감이라는 성과를 모두 거둔 기업은 전체의 12%에 불과했다. 한국은 이보다 소폭 높은 14%를 기록했다.
AI를 광범위하게 적용하고 있는 기업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CEO들은 AI 활용 수준을 묻는 질문에 수요 창출(22%), 지원 서비스(20%), 자사 제품·서비스·고객 경험(19%), 전략 방향 설정(15%), 수요 충족(13%) 영역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반면 AI를 통해 매출 증대와 비용 절감을 동시에 달성한 선도 기업은 44%가 자사의 제품·서비스·고객 경험에 AI를 광범위하게 활용하고 있다고 답했다.
PwC는 보고서에서 "AI의 실질적 성과는 기업의 사업 전략과 일관되게 추진되는 '전사 규모의 AI 도입'에서 나온다"며 ▲AI 추진 로드맵 ▲책임 있는 AI 및 리스크 관리 프로세스 지배구조 확립 ▲AI 활용을 촉진하는 조직 문화 등 견고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모하메드 칸데 PwC글로벌 회장은 "일부 기업들은 이미 AI를 통해 측정 가능한 재정적 수익을 창출하고 있는 반면 상당수 기업들은 여전히 시범 운영 단계에 머물러 있다"며 "이러한 기격차가 기업의 신뢰도와 경쟁력에서 가시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어 "올해는 AI가 기업의 미래를 결정하는 결정적인 한 해가 될 것"이라며 "행동에 나서지 않는다면 그 격차가 빠르게 확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업간 AI 수익률 격차 거시경제 변동성, 지정학적 위험, 사이버 보안 위협 등이 겹치면서 CEO들의 단기 매출 전망은 크게 위축됐다.
향후 12개월 간 자사 매출 성장을 확신한다고 답한 CEO는 30%에 그쳤다. 지난해(38%)와 2022년 최고치(56%) 대비 지속적인 하락세다.
특히 사이버 리스크는 거시경제 변동성과 함께 CEO들이 가장 우려하는 위협으로 부상했다. 각국 정부의 자국 우선주의 조세 정책 재편으로 관세 불확실성도 새로운 위협요인으로 떠올랐다.
CEO 5명 중 1명(20%)은 향후 12개월간 관세로 인한 심각한 재무적 손실 위험을 우려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경우 향후 12개월간 관세로 영향을 받을 것이라는 비율(36%)이 대만(49%) 다음으로 세계 2위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수출 주도형 경제 구조를 가진 한국 기업들이 글로벌 보호무역주의 강화와 관세 정책 변화를 가장 직접적인 위협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CEO들은 혁신을 성장의 필수 요소로 인식했다. 10명 중 4명 이상(42%)이 자신의 회사가 지난 5년 동안 새로운 분야에서 경쟁을 시작했다고 답했다.
주요 인수합병을 계획하는 기업 중 44%는 현재 업종 외부 투자를 검토하고 있었다. 기업들은 기술 분야를 가장 매력적인 인접 분야로 꼽았다.
또 CEO 절반 이상(51%)이 향후 1년간 국제 투자를 계획한다고 답했다. 최우선 투자 목적지로 미국(35%)을 꼽았으며, 영국과 독일(각각 13%), 중국 본토(11%)가 뒤를 이었다. 인도에 대한 관심은 작년(7%)보다 큰 폭으로 증가한 13%를 기록했다.
윤훈수 삼일PwC 대표이사는 "비즈니스 및 운영 모델 혁신을 위해 가장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이는 기업들이 그렇지 못한 기업보다 더 나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한국 기업들은 관세 압박 등 대외적 불확실성을 극복하기 위해 AI를 통한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시장 개척 등 중장기적인 혁신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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