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주기론' 저문 비트코인, 올해가 변곡점[오천피시대 열린다④]

기사등록 2026/01/03 08:00:00

변동성 줄고 거시경제 동조화…자산 성격 달라져

최근 조정에도 2년 수익률 100%…상승 추세 유효

시장 성숙기 진입…"제도권 편입 등으로 장기 우상향"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비트코인이 1억2700만원선 안팎에서 횡보하며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지난해 12월30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5.12.30. 20hwan@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영환 기자 = 비트코인이 1억2700만원선 안팎에서 횡보하며 제자리걸음을 이어가고 있는 지난해 12월30일 서울 강남구 빗썸라운지 강남점 전광판에 비트코인 시세가 표시되고 있다. 2025.12.3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김진아 기자 = 비트코인이 투기성 자산이라는 오명을 벗고 글로벌 금융 시장의 주류 자산으로 편입되는 구조적 변곡점을 맞이하고 있다.

과거 반감기 이슈나 투기적 수요에 의해 가격이 급등락하던 패턴에서 벗어나, 글로벌 유동성과 금리 등 거시경제 변수에 연동되는 자산으로 성격이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가상자산 시장이 거시경제와 제도권 수용, 기술 혁신이 어우러지면서 본격적인 성숙기에 진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랠리' 후 숨 고르기… 2년 수익률은 여전히 압도적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비트코인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친가상자산 기조에 힘입어 지난해 10월 7일 약 1억7800만원(12만6200달러)으로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후 지난해 연말까지 1억2600만원에서 1억2900만원 구간에서 지루한 흐름을 보였다.

달러 기준으로는 연말 9만 달러를 하회한 8만7000달러대에 머물렀는데, 연초 대비 약 7% 감소한 수치로 2022년 이후 3년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다.

통상 연말이 다가오며 상승 랠리를 펼쳤던 과거와 달리 비트코인 가격이 방향성 없이 박스권에 머무른데다, 새해 들어서도 1억2700만원~1억2800만원대 횡보를 이어가자 일각에서는 시장의 상승 동력이 소진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시계열을 확장하면 견고한 상승 추세는 유효하다.

금융정보 플랫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024년 1월 1일 4만4100달러선이었던 시세는 같은해 12월 31일 9만3500달러선으로 치솟으며 연간 상승률은 110% 이상을 기록했다. 지난해의 경우 1월1일 9만4500달러선에서 연말 8만7000달러 부근으로 하락했지만, 2년간 비트코인을 보유했을 경우 누적 수익률은 여전히 100%에 육박한다.

'4년 주기론' 효용 낮아져…'기관' 주도로 변동성↓

시장 전문가들은 최근의 흐름을 두고 비트코인 가격을 지배해온 이른바 '4년 주기론(반감기 사이클)'의 효과가 희석되고, 시장이 성숙기에 진입했다는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통상 반감기 이듬해 연말에 나타나던 폭발적인 급등세가 관찰되지 않는 것은 시장의 체질이 변화했음을 방증한다는 것이다.

비트코인은 2024년 4월 반감기 이후 약 1년 반이 지난 지난해 10월, 과거 사이클대로 정점을 형성했다. 전통적으로 비트코인은 4년 주기설 따라 급등 후 70% 안팎의 하락을 반복했지만 올해는 이 같은 사이클이 깨질 것이란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의 요인으로 시장의 주도권이 변화한 점을 꼽는다. 미국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승인 이후 개인 투자자 중심의 투기적 자금 대신 기관들의 장기성 자금이 시장을 주도하게 되면서, 과거와 같은 폭등·폭락 현상이 제한됐다는 것이다.

실제로 하버드 대학기금의 비트코인 ETF 투자, JP모건의 비트코인 기반 구조화 상품 출시, 연금 계좌를 통한 편입 등은 비트코인이 이미 제도권 금융의 포트폴리오로 자리 잡았음을 시사한다.

기관 자금이 가격 하단을 지지하는 강력한 완충제 역할을 하면서 비트코인이 금(Gold)이나 채권과 같은 안정적인 자산군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 비트코인은 증시가 하락할 때 낙폭이 더 큰 고위험 자산으로 분류됐으나, 최근에는 금리 인하시 금과 함께 상승하는 헤지(Hedge·위험회피) 수단으로서의 성격이 짙어지고 있다"며 "시장 참여자들이 비트코인을 단기 차익 실현 대상이 아닌 장기 보유 자산으로 인식하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슈퍼 사이클' 왔다" 장미빛 전망…제도권 편입 가속화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비트코인이 급격한 변동성 없이 완만한 우상향을 그리는 '슈퍼 사이클(Super Cycle)'에 진입했다는 전망을 제기한다. 현재의 조정 국면은 추가 상승을 위한 에너지 응축 과정이며, 매크로 환경 개선에 따라 구조적인 상승장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암호화폐 전문 미디어로 알려진 알트코인 데일리는 2025년 하반기 조정에도 가상자산 시장이 장기적으로는 상승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창업자 역시 이더리움 가격이 단기적으로 올해 7000달러에서 9000달러선까지 상승하고, 장기적으로는 2만 달러에 도달할 것이라 전망했다.

국내 시장 환경 역시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다.

지난해 미국에서 스테이블코인에 대한 규제를 담은 '지니어스 법'(Genius Act)이 처음으로 통과되는 등 글로벌 규제 환경 변화에 발맞춰 우리 정부도 스테이블 코인 관련 입법을 예고하고 법인 투자 허용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그간 발목을 잡았던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경우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기업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추가 수요를 창출해 시장의 밸류에이션을 한 단계 발전시킬 요인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결합, 미래에셋그룹의 코빗 인수 추진 등 전통 금융 및 빅테크 기업과의 결합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제도권 편입으로 불투명성과 보안 불안이란 문제를 해소하며 시장의 신뢰도를 제고하는 동시에, 시장 참여자 확대로 인한 자금의 성격이 바뀌면서 중장기적인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고팍스 리서치는 "2026년 가상자산 시장은 거시경제, 제도권 수용, 기술 혁신이 어우러지며 본격적 성숙기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며 "디지털 자산이 단순한 대안 자산의 틀을 벗어나,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중추적인 신뢰 인프라로 거듭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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