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5/12/22/NISI20251222_0002024715_web.jpg?rnd=20251222152143)
[서울=뉴시스]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22일 삼성전자 기흥캠퍼스 내 첨단 복합 반도체 연구개발(R&D) 센터인 NRD-K 클린룸 시설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 삼성전자)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2026년 병오년(丙午年), 질주와 도약의 상징인 ‘붉은 말’의 해가 다가옵니다. 뉴시스는 AI 기술 가속이 가져온 사회적 은유를 시작으로, 웅크린 한국 경제의 재도약 가능성과 사회 전면에 등장한 2002년생 ‘월드컵둥이’들의 서사를 입체적으로 조명합니다. 거대한 가속의 시대 속에서 우리가 마주한 속도의 정체는 무엇이며, 누가 그 고삐를 쥐고 어디로 나아가야 할지 3회에 걸쳐 탐색합니다.
[서울=뉴시스] 박영환 기자 = 2026년은 육십갑자 중 43번째인 병오년(丙午年)이다. 천간(天干)인 병(丙)은 불(火)과 붉은색을, 지지(地支)인 오(午)는 말을 상징한다. 이 때문에 2026년은 '붉은 말의 해', 또는 '적토마(赤兎馬)의 해'로 불린다. 불의 성질을 지닌 천간과 지지가 겹치는 해로, 전통적으로는 양(陽)의 기운이 강한 시기로 해석돼 왔다.
앞선 기사에서 적토마는 불안의 상징이기도 했다. 통제할 수 없는 기술의 속도, 끌려가는 개인. 그러나 같은 속도가 도약의 발판이 될 수도 있다. 적토마는 지치지 않는 속도와 강한 심장을 상징한다. 팬데믹과, 미중 패권경쟁 등 지정학적 긴장 속에서 속도를 늦춰야 했던 한국 경제가, 다시 한 번 달릴 여지가 생겼는지를 점검해볼 시점이다.
◇ 심장이 다시 뛸 수 있을까…1.9% 성장률의 의미
적토마의 첫 번째 속성은 강인한 심장이다. 오랜 시간 웅크린 뒤에도 다시 움직일 수 있는 지구력이다.
주요 국제기구와 민간 연구기관들은 2026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잠재성장률 수준인 1.9% 안팎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아세안+3 거시경제조사기구(AMRO)와 PwC 등은 2025년을 저점 통과 국면으로 보고, 2026년에는 점진적인 회복 흐름이 나타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는 고성장 국면으로의 복귀라기보다는, 장기간 이어진 둔화 국면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에 오르는 해라는 의미에 가깝다. 미·중 갈등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변수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수출 여건이 일부 개선되며 경제 전반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산업의 심장으로 불리는 배터리 분야 역시 반등 가능성을 모색하고 있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주춤했던 이차전지 업계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확대와 차세대 원통형 배터리 양산을 계기로 2026년을 전환점으로 삼겠다는 기대를 내비친다.
◇ 속도의 시험대…반도체와 플랫폼이 증명해야 할 것
적토마의 두 번째 속성은 속도다. 한국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꼽히는 반도체 산업에서는 그 속도가 2026년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다.
국내 주요 반도체 기업들은 차세대 메모리와 초미세 공정 전환을 통해 기술 경쟁력을 이어가겠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AI 확산과 맞물려 고대역폭 메모리(HBM)와 고성능 컴퓨팅(HPC)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기술 격차가 실제 시장 지위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플랫폼 산업에서도 속도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국내 주요 플랫폼 기업들은 사용자의 의도를 선제적으로 파악해 행동을 제안하는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검색, 메신저, 콘텐츠 소비 방식 전반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시도로 평가되지만, 실제 생활 속 편의로 얼마나 빠르게 연결될지는 검증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함께 나온다.
![[서울=뉴시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사진=현대차 노조 소식지 갈무리) 2024.6.3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https://img1.newsis.com/2024/06/03/NISI20240603_0001566708_web.jpg?rnd=20240603143328)
[서울=뉴시스] 현대차 울산 전기차 전용 공장 (사진=현대차 노조 소식지 갈무리) 2024.6.3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 길들여지지 않는 말…전기차와 방산이 여는 새 길
적토마의 세 번째 속성은 ‘길들여지지 않음’이다. 삼국지에서 적토마는 누구의 손에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졌다. 기존 질서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힘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전환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현대자동차는 늦어도 2026년 1분기 울산 전기차(EV) 전용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는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국내에 들어서는 완성차 공장으로, 내연기관 중심이던 국내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방위산업 역시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 K2 전차와 다연장로켓 등 국내 방산 제품은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방산이 한국 제조업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1966년 병오년생, 다시 고삐를 쥐다
공교롭게도 1966년 병오년생들은 2026년 경영 일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과거 ‘병오년생은 기가 세다’는 미신 탓에 출생아 수가 급감했던 세대이지만, 이제는 주요 기업과 조직에서 중추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20대에 민주화를, 30대에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변화와 위기를 몸으로 체득한 세대다. 고도성장의 경험과 그 한계를 동시에 알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환경에서 안정과 변화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2026년의 ‘붉은 말의 해’는 단정적인 낙관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오랫동안 웅크렸던 한국 경제가 다시 한 번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르는 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질주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방향 역시 선택의 영역에 남아 있다.
‘붉은 말의 해’라는 표현은 그래서 선언이라기보다 질문에 가깝다. 한국 경제는 다시 달릴 준비가 돼 있는가. 그리고 그 속도를 감당할 심장과 방향 감각을 갖추고 있는가.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적토마의 세 번째 속성은 ‘길들여지지 않음’이다. 삼국지에서 적토마는 누구의 손에 있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를 가졌다. 기존 질서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는 힘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제조업 현장에서는 전환의 움직임이 감지된다. 현대자동차는 늦어도 2026년 1분기 울산 전기차(EV) 전용 공장을 완공하고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는 1996년 아산공장 이후 29년 만에 국내에 들어서는 완성차 공장으로, 내연기관 중심이던 국내 자동차 산업이 전동화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생산 거점을 확보한다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방위산업 역시 새로운 시장을 모색하고 있다. K2 전차와 다연장로켓 등 국내 방산 제품은 유럽을 중심으로 수요가 확대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방산이 한국 제조업의 또 다른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 1966년 병오년생, 다시 고삐를 쥐다
공교롭게도 1966년 병오년생들은 2026년 경영 일선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과거 ‘병오년생은 기가 세다’는 미신 탓에 출생아 수가 급감했던 세대이지만, 이제는 주요 기업과 조직에서 중추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들은 20대에 민주화를, 30대에 IMF 외환위기를 겪으며 변화와 위기를 몸으로 체득한 세대다. 고도성장의 경험과 그 한계를 동시에 알고 있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이 상수가 된 환경에서 안정과 변화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위치에 서 있다.
2026년의 ‘붉은 말의 해’는 단정적인 낙관을 의미하지 않는다. 다만 오랫동안 웅크렸던 한국 경제가 다시 한 번 속도를 낼 수 있을지 시험대에 오르는 해라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질주는 아직 시작되지 않았고, 방향 역시 선택의 영역에 남아 있다.
‘붉은 말의 해’라는 표현은 그래서 선언이라기보다 질문에 가깝다. 한국 경제는 다시 달릴 준비가 돼 있는가. 그리고 그 속도를 감당할 심장과 방향 감각을 갖추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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