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장애인 고용의무 '이행 0'…안 지킨 사업장 319곳 공개

기사등록 2025/12/19 09:00:00

최종수정 2025/12/19 09:14:24

노동부, 불이행 명단 공표…공공 35개소·민간 284개소

민간은 14곳 감소했는데…공공은 기준 상향으로 5곳↑

공수처, 출범 후 채용 전무…금성출판사도 지난해 0명

정부, 내년부터 '3년 연속' 구분 공표…서류요건은 완화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9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대책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추진방안'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9.10. scchoo@newsis.com
[서울=뉴시스] 추상철 기자 =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9월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청년 일자리 대책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추진방안'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09.10.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고홍주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가 지난해 장애인을 1명도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고용노동부는 19일 장애인 고용의무 미이행 사업체 319개소 명단을 공개했다.

현행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에 따르면 국가·지자체와 공공기관,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의 민간기업은 일정 비율 이상의 장애인을 고용해야 한다. 노동부 장관은 매년 4월 말 사전예고 후 6개월간의 이행지도를 거친 뒤 개선 노력을 다하지 않은 사업장의 명단을 공개할 수 있다.

올해 명단 공표 대상은 ▲국가 및 지자체로서 2024년 월평균 장애인 고용률 3.8% 미만 ▲공공기관으로서 2024년 월평균 장애인 고용률 3.8% 미만 ▲상시근로자 300명 이상 민간기업으로서 2024년 12월 기준 장애인 고용률이 1.55%(의무고용률의 절반) 미만 사업장 중 고용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곳들이다.

지난해 의무 이행을 다하지 않은 사업체는 전년(2023년)보다 9곳 줄어든 319곳으로 집계됐다. 중앙행정기관 2개소, 지자체 16개소, 공공기관 17개소, 민간기업 284개소다.

민간기업은 2023년과 비교해 14곳이 줄었지만, 공공부문에서는 의무고용률이 3.6%에서 3.8%로 상승하면서 명단 공표 대상이 5곳 늘었다.

중앙행정기관에는 공수처와 공정위가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특히 공수처는 2020년 출범 이후 단 한 명의 장애인공무원을 채용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의무고용 기준에 따라 1명을 고용해야 하지만 한 번도 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이다.

공정위는 2명을 의무로 고용해야 하는 장애인 공무직근로자 고용 기준을 지키지 못했다.

지방자치단체는 ▲충북 진천군 ▲경기 하남시 ▲경남 합천군 ▲충북 증평군 ▲경북 군위군 등 16곳이었다.

공공기관은 ▲재단법인 한국학중앙연구원 ▲강릉원주대학교 치과병원 ▲재단법인 대한건설기계안전관리원 ▲재단법인 대전테크노파크 ▲부산신용보증재단 등 17개소가 의무 비율을 미달했다.

민간기업은 284개소가 장애인 의무고용률을 지키지 않았다.

규모별로 보면 상시근로자 300~499인이 146개, 500~999인이 96개, 1000명은 42개소였다. 대기업집단은 19개소다.

10년 연속 명단이 공표된 기업은 51개소에 달했다. 금성출판사는 의무고용률 0%로 꼴찌를 기록했고, 리치몬트코리아, 메트라이프생명보험주식회사, 신성통상주식회사, 데상트코리아, 한국경제신문 등이 뒤를 이었다.

3년 연속, 10년 연속 공표 사업체 수는 2023년 대비 각각 17개소, 1개소 줄었지만 5년 연속 공표 사업체는 1개소 늘었다.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5 부산 장애인 진로·취업 박람회'가 열린 지난 9월 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로비에서 장애인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5.09.02. yulnetphoto@newsis.com
[부산=뉴시스] 하경민 기자 = '2025 부산 장애인 진로·취업 박람회'가 열린 지난 9월 2일 부산 연제구 부산시청 로비에서 장애인 구직자들이 채용공고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2025.09.02. [email protected]

한편 이행지도 기간 중 498개소에서 2873명을 추가 채용하는 성과도 있었다.

연세대학교는 주 사업장인 연세의료원의 고용 저조로 2022년 당시 10년 연속 명단공표 대상이었지만 컨설팅을 통해 환자이동보조원, 우편실 업무보조 등 신규직무를 개발해 장애인 86명을 신규채용했다.

교보문고도 소화기 점검·관리, 도서비닐 포장 등 신규직무를 개발해 중증장애인 13명을 신규 채용하고 매장 내 중증장애인 예술작품을 전시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가치를 실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신사 스탠다드 역시 마네킹 착장보조, 포장존 정리 등 신규직무를 발굴해 15명을 채용했고 내년 상반기에는 인천발달센터에 직업체험관을 설치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 협약수는 2023년 7개소에서 지난해 2개소로 줄었지만 일동제약과 현대모비스 등 대기업 중심으로 협약이 체결됐다. 장애인 표준사업장은 장애인에게 적합한 생산·편의·부대시설을 갖추고, 장애인 및 중증장애인을 일정비율 이상 고용한 사업장이다. 기업이 자회사형 표준사업장을 설립하는 경우 모회사에서 고용한 것으로 간주한다.

정부는 2026년부터 불필요한 서류제출 요건 삭제 등으로 기업 부담을 줄이는 한편, 3년 연속 공표 사업체 구분 공표 등 책임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할 계획이다.

또 기업의 고용의무 이행을 지원하기 위한 컨설팅 등을 확대하고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설립을 활성화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할 방침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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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장애인 고용의무 '이행 0'…안 지킨 사업장 319곳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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