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렌트·WTI, 4년 10개월 만에 최저
러시아 원유 물류 정상화 전망에 공급 과잉 우려 확산
연말 거래량 적은 시기, 지정학 변수에 유가 민감 반응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진전을 예고하면서 국제 유가가 약 5개월 만에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CNBC, FT 등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 2025.12.17.](https://img1.newsis.com/2025/10/18/NISI20251018_0000723113_web.jpg?rnd=20251018105418)
[워싱턴=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진전을 예고하면서 국제 유가가 약 5개월 만에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CNBC, FT 등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트럼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악수하는 모습. 2025.12.17.
[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진전을 예고하자 국제 유가가 약 5개월 만에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CNBC,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공급 과잉 상태인 원유 시장에 추가 물량이 유입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날 유럽 ICE선물거래소에 따르면 브렌트유 선물은 전장 대비 1.64달러(2.71%) 하락한 배럴당 58.92 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뉴욕상업거래소에 거래되는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도 전날보다 1.55달러(2.73%) 내린 배럴당 55.27달러에 마감했다.
두 수치는 모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요가 위축되던 2021년 2월 이후 4년 10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올해 들어 브렌트유는 약 27% 하락했고, WTI도 29% 떨어졌다.
이번 유가 하락에는 우크라이나의 종전 협상이 소폭 진전될 수 있다는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측에서 영토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고 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내기 위한 합의가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다"고 언급했다.
![[노보로시스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진전을 예고하면서 국제 유가가 약 5개월 만에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CNBC, FT 등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러시아 남부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정박해 있는 러시아 유조선. (사진=뉴시스DB) 2025.12.17.](https://img1.newsis.com/2022/12/03/NISI20221203_0019546657_web.jpg?rnd=20221203025008)
[노보로시스크=AP/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진전을 예고하면서 국제 유가가 약 5개월 만에 배럴당 6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고 CNBC, FT 등이 1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진은 러시아 남부 노보로시스크 항구에 정박해 있는 러시아 유조선. (사진=뉴시스DB) 2025.12.17.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에서 평화 협정이 체결될 경우, 러시아 원유 수출 제재로 인해 왜곡됐던 물류 구조가 정상화되면서 단기적으로 석유 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대부분의 러시아산 석유는 연이은 제재에도 불구하고 시장에 공급되고 있지만, 러시아 서부 항구에서 출발한 유조선들은 인도와 중국 등 주요 구매국까지 훨씬 더 긴 항로를 돌아가야 하는 상황이다.
모건 스탠리의 글로벌 원자재 전략가인 마틴 래츠는 "과거 거래 패턴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는 거의 재고 방출과 같다"며 "더 이상 긴 운송 경로를 거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수천만 배럴, 어쩌면 수억 배럴도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스타드 에너지에 따르면 현재 해상에 저장된 러시아산 원유 물량은 약 1억7000만 배럴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미국의 대러시아 제재가 종료될 경우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가 최근 중단했던 증산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다시 추진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컨설팅 업체 에너지 애스팩트는 평화 협정이 신속히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지 않지만, 협정 체결은 전통적으로 거래량이 적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초 석유 시장의 가장 큰 지정학적 변수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유가 하락이 경기 둔화의 신호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발표된 미국의 11월 고용 증가량은 6만4000명에 그쳤고, 실업률은 4.6%로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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