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젤렌스키, '美 종전안 압박' 악재인가 돌파구인가

기사등록 2025/11/24 15:52:27

WSJ "우크라, 美종전안 항복으로 인식"

"돈바스 철수 지시하면 軍 항명할 수도"

NYT "美 젤렌스키 살려…'지도자' 회복"

[키이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종전안 수용 압박이 측근 비리로 위기에 빠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2025.11.24.
[키이우=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종전안 수용 압박이 측근 비리로 위기에 빠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2025.11.24.

[서울=뉴시스] 김승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종전안 수용 압박이 측근 비리로 위기에 빠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진퇴양난 속에서 부당한 종전안을 수용함으로써 국민과 군의 지지를 잃고 실각할 가능성, 반대로 여론을 결집시켜 정권을 지키고 위기를 정면 돌파할 가능성이 모두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 시간) '약화된 젤렌스키가 트럼프에게 굴복하는 것은 저항보다 위험하다' 제하의 기사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일방적 종전안을 수용할 경우 직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봤다.

WSJ은 "전쟁 피로감과 평화에 대한 열망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인들은 미국-러시아의 최근 제안을 항복으로 간주한다"고 우크라이나 사회 분위기를 전했다.

러시아가 자력으로 점령하지 못한 도네츠크 방어선을 고스란히 넘겨주고 우크라이나군을 감축하라는 종전안은 사실상 러시아 재침공을 용이하게 하는 속임수라는 인식이 많다는 것이다.

심지어 도네츠크에서 병력을 물리기로 결정하더라도 군 병력이 따르지 않을 가능성까지 제기된다고 신문은 짚었다.

오스트리아 군사 전문가 프란츠-슈테판 가디는 "젤렌스키가 돈바스에 항복 명령을 내리면 군-민 관계가 위기로 치달을 수 있다"며 "그들은 기진맥진하지만 여전히 싸우겠다는 결의를 가지고 있다"고 했다.

독일 국방부 고위 관료 출신 군사 전문가 니코 랑게도 "젤렌스키는 물론 그 어떤 대통령도 이런 제안에 동의할 권한은 없다. 만약 동의한다면 그는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설사 트럼프 행정부 종전안을 수용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한다고 해도, 젤렌스키 대통령은 정치적 위기 상황을 고려해 수용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드미트로 쿨레바 전 외무장관은 "전황은 계속 나빠질 것이고 러시아 요구는 더 가혹해질 수 있다"며 종전안 수용이 바람직하다면서도 "사회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어떤 정치인도 그런 결정(수용)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한편 뉴욕타임스(NYT)는 젤렌스키 대통령이 미국의 강한 압박을 발판 삼아 오히려 정치적 위기를 돌파할 가능성에 주목했다.

NYT는 "4년 가까운 전쟁 시기 동안 젤렌스키는 불리한 패를 현명하게 다뤄왔다"며 "미국의 제안은 역설적으로 젤렌스키의 국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보도했다.

핵심 측근이 연루된 대규모 부패 사태가 불거지면서 진퇴 위기에 몰린 상황이었는데, 돌연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 드라이브를 걸면서 '전시 지도자'의 입지를 자연스럽게 회복했다는 것이다.

NYT는 "2022년 2월 러시아 침공 당시 지지율 하락으로 흔들리던 3년차 대통령이었던 그는 '쇼 비즈니스 출신 광대'로 조롱받았으나, 키이우 거리에서 '우리는 여기 있다'고 선언하면서 국민과 세계를 결집시키는 전시 지도자로 자리매김했다"고 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후 지난 2월 백악관 정상회담 파국 사태, 미국 군사·정보 지원 중단 등 위기 국면마다 유럽 우호국과의 연대 등을 통해 위기를 돌파하고 지지율을 높여왔다고 NYT는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1일에도 키이우 거리에서 "우리는 존엄을 잃거나 핵심 파트너를 잃거나의 택일에 놓였다"며 "국익을 희생하거나 헌법에 위배되는 행동은 결코 하지 않겠다"고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빅토르 슐란착 세계정책연구소(IWP) 소장은 "젤렌스키는 궁지에 몰리면 공세를 취한다"며 "국민 대다수는 굴복을 선택지로 생각하지 않고 있으며, 젤렌스키는 이것을 대변하는 유일하며 정당한 지도자기 때문에 그를 지지할 것"이라고 봤다.

다만 NYT는 "일부 우크라이나인들은 스캔들 해결 없이 전쟁 문제만 강조하는 젤렌스키는 결국 정치적으로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덧붙였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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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젤렌스키, '美 종전안 압박' 악재인가 돌파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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