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무명 생활 딛고 '나는 반딧불'로 음원강자
뉴시스 한류엑스포 한류발라드상 수상

[서울=뉴시스]강주희 기자 = 가수 황가람은 발라드로 K팝의 새로운 얼굴이 됐다. 지난해 10월 발표한 리메이크곡 '나는 반딧불'이 소셜미디어(SNS)에서 힐링송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차트인에 성공했고 멜론 '톱 100' 1위까지 기록했다. 아이돌 댄스곡이 점령한 국내 음원 차트에서 무명 가수의 발라드곡이 이렇게 사랑받는 건 매우 이례적이다.
'나는 반딧불'은 오랜 기간 얼굴 없는 가수로 살아온 황가람의 인생이 묻어나는 곡이다. 노래가 하고 싶어 무작정 서울로 올라온 그는 건물 옥상 굴뚝, 공원 벤치 등을 전전하며 노숙 생활을 했다. 2011년 혼성 듀오 '나디브'로 데뷔했지만 무명 생활은 계속됐다. 그러다 2019년 300대 1이라는 치열한 경쟁을 뚫고 밴드 '피노키오'의 밴드로 합류했지만 코로나 팬데믹 탓에 시작도 못 해보고 접어야 했다.
하지만 황가람은 음악의 끈을 놓치지 않았다. 보컬 트레이너, 프로듀싱, 드라마 OST 등으로 단단한 내공을 쌓았고, 오랜 기다림 끝에 '나는 반딧불'로 빛을 봤다. 호소력 깊은 허스키한 목소리, 따뜻한 위로가 필요한 이들에게 힘을 주는 가사, 그리고 굴곡진 인생 이야기가 3박자를 이루면서 대중의 마음을 보듬고 어루만졌다.
이러한 활약을 인정받아 황가람은 지난달 28일 열린 '제7회 뉴시스 한류엑스포'(2025 K-엑스포)에서 한류발라드상을 받았다. 그는 "위로와 희망을 노래하는 한국의 발라드도 한류로서의 의미가 있고, 그게 통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너무 신기하다"며 "제가 일조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나는 반딧불' 해외 리메이크 문의에 대한 소감이 궁금하다.
"너무너무 감사하고 신기하다. 훌륭한 댄스 음악이나 다양한 한국만의 메시지들이 사랑받고 있는데 그 와중에 위로와 희망을 노래하는 한국의 발라드도 한류로서의 의미가 있고 그게 통한다는 느낌이 들어서 신기하다. 이 부분에서 제가 또 뭔가 일조할 수 있는 게 있다면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고 있는 요즘이다."
-해외 팬들의 반응 중 가장 인상적인 멘트가 있었다면.
"저는 실시간으로 모든 댓글을 다 보고 하트를 누르고 있다. 영어로 많이 달리는데 그럴 때마다 항상 번역을 해서 본다. 너무 재미있게도 한국인들이 담은 위로를 받았다는 답글들이 어떻게 이렇게 변함없이 세계에서도 그런 마음을 가지는지 그게 너무 신기하다. 그런 메시지 와중에서도 생각이 나고 기억에 남는 건 '내가 이 노래를 처음 들었을 때 어떤 언어의 장벽 때문에 이해를 못했지만, 나는 이 노래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노래를 듣고 알았다'라는 메시지가 달려있었다. 이 질문을 미리 받고 다시 한 번 그 질문을 오해한 게 아닌가 이렇게 캡처까지 해서 확인했는데 그 메시지가 음악의 힘이 아닌가라는 기억에 남는 답변이다."
-'나는 반딧불' 흥행 이후 달라진 점이 있다면.
"가수로 이렇게 사랑 받는 게 이제 처음인 것 같다. 오랫동안 혼자 가수였지 이렇게 알아봐주고 하는 건 이제 처음 있는 일이다. 오랫동안 뭔가 노력해서 음악으로 사랑 받는 것도 살면서 정말 힘든 일이고, 없을 수 있는 가능성도 큰 일인데 (노래로) 위로와 용기를 받았다는 그 메시지를 저에게 되려 주시는 모습으로 사랑받는 걸 시작했다. 사실은 많은 뮤지션들도 사람들에게 위로와 힘을 주는 모습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는 게 다음 차원의 꿈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저는 처음부터 이런 사랑을 받았다 보니까 진심으로 어떤 인생을 앞으로 살아야 하는가, 음악하는 사람으로서 어떤 이유와 메시지를 지니고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그게 음악적으로나 제 삶을 관통하는 어떤 고민이 되고, 그 부분을 깊게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달라졌다."
-많은 사람들에게 희망을 준 상징이 됐다. 희망을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다양한 생각이 떠올랐는데 제일 먼저 든 생각은 '반전의 여지'라고 생각한다. 오늘도 굉장히 빛나는 대단한 사람들, 이렇게 잘 되기 직전까지도 뭔가 다른 세상 사람들처럼 쳐다보던 사람들을 보면서 좀 부러워했었다. 그리고 그런 모습을 가질 수 있는 건 좀 특별하게 태어나야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저는 완전 완벽하게 보통 사람이다. 저의 어떤 모습으로 반전의 여지가 사라진 마음이 안 들었으면 좋겠고 그 반전의 여지를 느끼게끔 하고 그 느끼는 자체가 저는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제 모습을 통해 가지고 뭔가 남들의 행복을 보고 박탈감을 느끼기보다 분명한 어떤 반전의 여지, 나에게 있다는 걸 좀 느꼈으면 하는 마음이고 저는 그게 희망이라고 생각한다."
-긴 호흡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정규 앨범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나왔을까.
"사실 정규 앨범을 낼 수 있을 만큼 많은 곡을 써놓은 상태다. 받아 놓은 상태이기도 한데 근데 앞서 이렇게 감사한 질문 주신 것처럼 제가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해야 하고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근본적인 생각이 들다 보니까 더 소중하게 더 깊이 생각한다고 어떤 위로와 희망 또 그것만을 이야기하는 게 아니라 또 다양한 어떤 이야기를 담기 위해서 고민하고 있는데 충분히 지금 준비하고 있는 중이다."
-올해 정규앨범이 나올 수 있을까.
"올해는 좀 힘들 것 같고 내년 초에 가능할 것 같다."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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