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의회 정책토론회서 500주년 기념 호남문화축제 제안
박수기 시의원 "한류의 뿌리, 정신문화 자산 널리 공유해야"

[광주=뉴시스] 송창헌 기자 = 조선 성리학의 큰 학자이자 '세상에 보기 드문 통유(通儒)', '학문·문장·의리 삼절(三節)'로 평가 받았던 고봉 기대승 선생(1527~1572)의 탄신 500주년을 기념해 전국 규모 문화페스티벌을 열자는 제안이 공개토론회 자리에서 나왔다.
광주시의회 박수기 의원(민주당·광산5)과 고봉숭덕회가 25일 시의회에서 개최한 정책토론회에서 "2027년, 고봉 탄생 500주년 맞아 한국정신문화의 뿌리를 탐색하고 재현해 보여줄 전국 규모 페스티벌을 준비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다.
고봉 기대승은 퇴계 이황과 8년에 걸쳐 120여 통의 편지를 주고 받으며, 인간의 도덕적 감정과 보편적 감정의 근원을 두고 벌인 '사단칠정 논쟁'으로 유명하다.
전남대 윤리교육과 김기현 교수는 "한국 성리학은 고봉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며 "고봉은 성리학 발전의 분수령을 세운 독자적 사상가로서, 행동하는 선비의 삶과 기(幾)-세(勢)-사(死)의 원칙을 통해 오늘날 민주사회 시민과 공직자의 책임의식을 성찰하게 하는 철학적 지침을 남겼다"고 말했다.
전남대 호남학과 김경호 교수는 "로컬과 디지털, 기대승을 결합해 보편학으로서의 '고봉학'을 새롭게 짜야 한다"면서 "고봉의 철학을 로컬성, 디지털이라는 현대적 맥락에서 재구성해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보편학으로서의 고봉학을 지향하고, 이를 통해 지역 정체성을 넘어 세계적 담론으로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전남대 철학연구교육센터 이향준 교수는 "유학이 더 이상 국학의 지위를 갖지 못한 현대에서, 고봉과 월봉서원 같은 유교문화 자산은 사회적·공적역할 속에서 새롭게 의미를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남도역사연구원 노성태 원장은 "사단칠정 논쟁에서 보여준 아름다운 도전은 오늘날 호·영남 갈등을 넘어 신뢰와 화합을 끌어내는 소중한 역사자산"이라고 말했다.
고봉숭덕회 장복동 이사는 "보편학으로서의 고봉학은 곧 호남학과 한국학으로 확장될 수 있다"며 "이를 위해 지자체·대학·문화기관이 연계된 호남학 거버넌스 구축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전은옥 광주시 문화체육실장은 학문적·전문적 언어가 시민과의 소통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지적한 뒤 "대중화·현대어 해설·교육연계 등을 통해 철학적 가치를 공유하고 실천적 동기 부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토론회를 주관한 박수기 의원은 "고봉 탄신 500주년은 세계적 한류 열풍 속에서 한국 정신문화의 뿌리를 발견하고 확장하는 문화축제로 준비하기 위한 첫걸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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