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송참사 분향소 철거' 항의, 민주노총 간부 벌금 선고유예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오송참사 분향소 철거에 반발해 청주시청에서 불법 농성을 벌인 민주노총 간부들에게 벌금형이 선고유예 됐다.

청주지법 형사2단독 신윤주 부장판사는 공용물건손상,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주거침입)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민주노총 충북본부 간부이자 오송참사 시민대책위원회의 상임대표 A(47)씨와 공동집행위원장 B(55)씨에게 각각 벌금 500만원을 선고유예했다고 17일 밝혔다.

선고유예는 경미한 범죄에 대해 2년간 형의 선고를 유예하고, 이 기간 특별한 사유가 발생하지 않으면 형의 선고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A씨 등은 2023년 9월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청주시청 제1임시청사의 1층 현관문 잠금장치를 파손한 뒤 내부로 침입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청주시도시재생센터에 마련된 오송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유가족의 동의 없이 철거된 사실에 항의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청주시는 유가족과 시민단체의 항의 방문을 예상해 청사 문을 걸어 잠갔다.

이에 A씨 등은 시장 면담을 요구하며 청사에 진입해 2시간가량 농성을 벌였고, 협상 과정에서 공무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신 부장판사는 "청사 잠금장치를 부수고 내부로 침입한 행위는 법률에 위반되고 공무에 지장을 초래한다"면서도 "청주시의 분향소 철거는 유가족과 피고인들을 비롯한 시민들에게 분노를 일으키기에 충분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분향소 철거로 괴로워하는 유가족들과 이를 곁에서 지켜보는 피고인들은 상당히 고통스러웠을 것"이라며 "시장 면담으로 시정하고 싶은 마음에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사적인 이익을 위한 여느 범행들과 구별되는 점, 잠금장치는 현관 바닥 약 1㎝의 쇠막대로 성인 남성이 세게 밀칠 경우 충분히 휘거나 부서질 수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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