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트럼프 관세 발언에 1억2000만원대로 밀려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비트코인이 간밤 또다시 하락 전환하며 1억2000만원대로 밀렸다. 미국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둔화했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관세 관련 발언으로 시장이 흔들린 영향이다.

14일 오전 8시50분 기준 비트코인은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빗썸에서 24시간 전보다 1.11% 떨어진 1억2012만원을 기록했다.

같은 시각 업비트에서는 2.95% 하락한 1억2017만원에 거래됐다. 가상자산 시황 중계 사이트 코인마켓캡에서는 24시간 전보다 2.84% 빠진 8만1117달러를 나타냈다.

시가총액(시총) 2위 이더리움은 270만원대까지 빠졌다. 같은 시각 이더리움은 빗썸에서 1.00% 떨어진 276만원을, 업비트에서는 1.98% 하락한 276만원을 기록했다. 코인마켓캡에서는 2.25% 빠진 1863달러에 거래됐다.

시총 상위권 주요 알트코인들도 하루 만에 약세로 돌아섰다. 같은 시각 코인마켓캡 기준 솔라나는 -1.98%, 도지코인은 -3.84% 각각 떨어졌다.

비트코인의 국내외 가격 차이를 뜻하는 김치프리미엄은 1%대를 이어갔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 비교 플랫폼 크라이프라이스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2분 기준 비트코인 김치프리미엄은 1.81%다.

이날 가상자산 시장은 2월 미국 PPI 둔화에도 전날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트럼프 대통령 관세 관련 발언이 또다시 시장을 짓누르면서다. 위험자산에 속하는 가상자산은 그간 트럼프 관세 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을 악재로 반영해 왔다.

트럼프는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EU는 미국을 이용하려는 유일한 목적으로 설립됐고 위스키에 50%의 끔찍한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며 "이 관세가 즉시 철폐되지 않으면 미국은 곧 프랑스와 기타 EU 국가에서 나오는 모든 와인, 샴페인 및 주류에 200%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기존 관세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입장도 재확인했다. 트럼프는 미국 백악관에서 마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사무총장과 회동 중 기자들로부터 관세 계획에 관해 질문을 받고 "우리는 수년간 갈취당해왔기 때문에 앞으로는 더는 갈취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알루미늄이나 철강, 자동차에 대해 (관세 기조를) 굽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가운데 백악관 관계자가 비트코인을 최대한 확보할 것이란 입장을 전했다.

이날 디크립트에 따르면 보 하인스 백악관 대통령 가상자산 자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개최된 비공개 원탁회의에 참석해 "백악관은 가능한 많은 비트코인을 확보하길 원한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안에는 규모상 제한이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트코인 매입 규모에 대한 질문에는 "누군가에게 얼마나 많은 달러를 원하냐고 묻는 것과 비슷하다"고 답했다.

한편 글로벌 가상자산 데이터 조사 업체 얼터너티브(Alternative)에서 집계하는 '공포·탐욕 지수'는 이날 27점을 기록하며 '공포(Fear)' 수준을 나타냈다. 전날(45·공포)보다 떨어진 수치다. 해당 지수는 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공포를, 100에 가까울수록 극단적 낙관을 각각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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