法, 티머니 위치정보 수집 과정에 영장 원본 제시 않았다고 판단
'독수독과' 따라 2차 증거 모두 효력 잃어…'범죄 증명 없다' 판결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특정 판사들을 뒷조사한 문건이 있다고 의심 받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추가조사한 결과 발표를 앞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018.01.22. stoweon@newsis.com](https://img1.newsis.com/2018/01/22/NISI20180122_0013738361_web.jpg?rnd=20180122112302)
[서울=뉴시스]권현구 기자 = 특정 판사들을 뒷조사한 문건이 있다고 의심 받는 이른바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추가조사한 결과 발표를 앞둔 2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법원 정의의 여신상에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2018.01.22. [email protected]
[서울=뉴시스] 이명동 기자 = 2019년 윤소하 당시 정의당 국회의원에게 협박성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택배가 배달된 뒤 법정에서 벌어진 진실 공방이 5년 6개월 만에 1심 결과가 나왔다. 법원은 독수독과를 이유로 피고인 유모(42)씨의 손을 들어줬다.
서울남부지법 형사10단독 손승우 판사는 13일 오후 협박 혐의를 받는 유씨에 대한 선고기일 진행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증거에 대하여 형사소송규칙 제139조 제4항에 따라 증거 배제 결정을 하고 위 증거가 위법한 이상 이 증거를 기초로 수집한 2차적인 증거 또한 독수독과 원칙으로 인해서 유죄의 증거로 삼을 수 없으므로 2차적인 증거 또한 형사소송 규칙 제139조 제4항에 따라 증거 배제 결정을 하기로 한다"고 판시했다.
이어 "위와 같이 증거 배제 결정을 한 증거를 제외한 나머지 증거만으로는 수사 기관이 공소사실의 혐의자를 피고인으로 특정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증거 능력이 없는 증거를 제외한 나머지 적법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의 용의자가 피고인이라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달리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형사소송규칙 제139조 제4항은 '증거조사를 마친 증거가 증거능력이 없음을 이유로 한 이의신청을 이유있다고 인정할 경우에는 그 증거의 전부 또는 일부를 배제한다는 취지의 결정을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위법하게 수집한 1차적 증거에 의해 발견된 2차적 증거는 증거능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독수독과의 원칙이 적용된 것이다.
특히 티머니 등을 압수수색 해 위치정보를 취득하는 과정이 부적절했다고 봤다.
재판부는 "수사기관이 금융기관 등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할 때는 헌법 제12조, 형사소송법 제219조·제118조 등에 따라 영장의 원본이 제시돼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 사건은 위치정보에 관한 압수영장을 집행하는 과정에서 피압수 회사에 모사전송(模寫電送·팩스) 방식으로 영장을 제시한 것으로 보이고 그밖에 수사기관이 각 압수수색 영장 집행 전후로 피압수회사를 상대로 압수수색 영장의 원본을 제시했다고 볼만한 자료가 없다"고 평가했다.
이어 "형사소송법이나 형사소송 규칙 절차 조항은 헌법에서 판단하는 적법절차와 영장주의 구현을 위한 것으로써 그 규범 등을 확고히 지켜야 하는 것으로서 위와 같이 위법한 압수수색 영장 집행으로 취득한 증거는 위법하게 수집된 것으로 증거 능력이 없다고 할 수 있다"고 부연했다.
![[서울=뉴시스]2019년 윤소하 당시 정의당 국회의원에게 협박성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택배가 배달된 모습. (사진=윤소하 의원실 제공)](https://img1.newsis.com/2019/07/08/NISI20190708_0000358576_web.jpg?rnd=20190708154456)
[서울=뉴시스]2019년 윤소하 당시 정의당 국회의원에게 협박성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택배가 배달된 모습. (사진=윤소하 의원실 제공)
해당 정보 수집으로 인해 추가로 확보된 2차 증거가 모두 효력을 잃게 되면서 유씨는 무죄 판단을 받은 셈이다.
다만 검찰이 제출한 폐쇄회로(CC)TV 영상이 원본이 아니라며 조작됐을 가능성이 있으며 영상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했는지 임의제출 받은 것인지 불분명한 탓에 위법한 증거 수집에 해당할 가능성이 있다는 유씨 측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임의제출받거나 재촬영된 CCTV 영상의 증거능력을 부정해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휴대전화로 재촬영한 영상은 그 자체로 재촬영된 원본이 된다. 다만 원 CCTV영상의 대응이라는 측면에서 원래 재생됐던 영상의 사본으로서 성질을 가진다"라고 했다.
또 "수사기관이 재촬영한 영상을 조작하거나 허위 진술할 동기가 전혀 없는 점, 2023년 1월 9일자 국과수 감정의뢰에 의하면 경찰이 수집한 CCTV 영상에서 임의적 조작흔적이나 이와 관련한 허위사항 발견되지 않는다는 점을 종합하면 임의제출 받거나 재촬영된 CCTV 영상에 증거능력이 없다는 피고인과 변호인 주장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앞서 '태극기 자결단'이라는 이름으로 '윤소하, 너는 민주당 2중대 앞잡이로 문재인 좌파독재 특등 홍위병이 돼 개XX을 떠는데 조심하라. 너는 우리 사정권에 있다' 등 문장이 적힌 협박성 편지가 2019년 7월 당시 윤소하 의원실로 도착했다. 택배 상자에는 편지와 함께 흉기, 조류로 추정되는 동물 사체 등이 담겨있었다.
경찰은 CCTV 동선 추적 등을 통해 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한총련) 의장 출신으로 당시 서울대학생진보연합(서울대진연) 운영위원장이던 유씨를 체포했다.
법정에서는 진실 공방이 이어졌다. 유씨 측은 수사기관이 엉뚱한 사람을 법정에 세웠다는 주장을 펼쳤다.
핵심 물증인 택배 상자와 관련한 수사가 부족하며 발견된 지문도 제3자의 것이라는 점과 택배를 보낸 사실 자체가 없다는 골자로 한 주장을 내세웠다.
다만 유씨 측은 혐의를 부인하면서도 사건 당일 알리바이를 제시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뒤로 공판은 2020년 5월 유씨 측이 증거 조사 등에 관한 이의신청서를 제출하고 같은 해 7~8월 검찰이 감정 신청과 사실조회를 신청하면서 2023년 3월까지 지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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