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태어날 때부터 두 개의 질을 가진 여성이 데이팅 앱에서 불쾌한 경험을 당한 일화를 공개했다.
31일(한국시각) 미 뉴욕포스트(NYP), 영국 더 미러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애니 샬럿(26)은 16살 때 '중복 자궁'을 진단받았다.
일반적으로 자궁은 두 개의 관이 합쳐지며 하나가 형성되는데, 희귀 질환인 중복 자궁의 경우 발달 과정에서 두 개의 관이 제대로 합쳐지지 않고 각자 자궁을 형성한다.
경우에 따라 두 개의 자궁경부와 두 개의 질이 형성될 수도 있다. 샬럿 역시 중복 자궁과 두 개의 질을 가졌다. 결국 이론상으로는 중복 자궁을 가진 여성은 두 개의 생식기관에서 동시에 임신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샬럿은 데이팅 앱으로 남자를 만나며 불쾌한 경험을 당했다고 밝혔다. 남성들은 그녀라는 사람 자체에 대해 궁금해 한 것이 아니라 오직 그녀의 신체적 특성에만 주목했다는 게 샬럿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녀는 데이팅 앱에서 '두 개의 질을 가진 여자'로 불렸다. 남성들은 대부분 그녀의 중복 자궁을 믿기 힘들어하거나 "한 번에 두 명과 성관계를 해봤냐"는 노골적인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불쾌한 경험은 실제 데이트에서도 이어졌다. 한 남성은 친구와 함께 애니를 찾아와 "각각의 질에서 '터널 친구'가 되고 싶다"고 제안했고, 또 다른 남성은 데이트에 친구를 데려와 "두 개의 질이 있으니 두 명의 남자가 적합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애니는 그녀를 마치 체크해봐야 할 대상처럼 대하는 남성들의 태도에서 인간적인 존중과 예의는 찾아볼 수가 없다고 지적한다. 그녀는 NYP에 "내가 쓰레기가 된 기분이 든다"며 "사람들은 나를 성적 대상으로만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는 "내 사연이 알려진 뒤 많은 사람들이 내게 감사함을 전했다. 내 솔직한 이야기가 많은 이들이 각자의 생식기에 대한 고민들을 털어놓을 수 있는 기준점이 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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