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뉴시스]이영주 기자 = "희망으로 가득 찼어야 할 한 해 마지막 날, 무겁고 미안한 마음 뿐입니다."
2024년 한 해의 마지막 날이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흘째인 31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179명이 숨진 참사에서 지역 출신 희생자가 가장 많이 집계(85명)된 광주에서는 이틀째 국화꽃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전날부터 운영돼온 민주광장 합동분향소에는 어스름이 깔리는 초저녁에도 추모객들이 줄을 이었다.
차오르는 설움에 목놓는 중년 남성, 연신 휴지로 눈물을 훔치며 조용히 흐느끼는 대학생, 눈시울이 붉어진 부모를 따라 영문도 모른 채 광장으로 나온 어린 아이들까지.
시민들은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국화꽃을 쥔 채 헌화·묵념했다. 차마 꽃을 내려놓지 못하겠다는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기도 했다.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슬픔을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눈꺼풀 틈에서 새어나오는 눈물은 막을 수 없었다.
시민들의 마음 속 오열과 애끓는 통곡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비통함은 하루 내내 광장을 짓눌렀다.
2024년 한 해의 마지막 날이자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흘째인 31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179명이 숨진 참사에서 지역 출신 희생자가 가장 많이 집계(85명)된 광주에서는 이틀째 국화꽃 물결이 일렁이고 있다.
전날부터 운영돼온 민주광장 합동분향소에는 어스름이 깔리는 초저녁에도 추모객들이 줄을 이었다.
차오르는 설움에 목놓는 중년 남성, 연신 휴지로 눈물을 훔치며 조용히 흐느끼는 대학생, 눈시울이 붉어진 부모를 따라 영문도 모른 채 광장으로 나온 어린 아이들까지.
시민들은 파르르 떨리는 손으로 국화꽃을 쥔 채 헌화·묵념했다. 차마 꽃을 내려놓지 못하겠다는 듯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기도 했다.
두 눈을 질끈 감으며 슬픔을 애써 외면하려 했지만 눈꺼풀 틈에서 새어나오는 눈물은 막을 수 없었다.
시민들의 마음 속 오열과 애끓는 통곡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비통함은 하루 내내 광장을 짓눌렀다.
분향소는 다시 일어나선 안될 참사를 막자는 약속을 위한 장이자 슬픔에 공감하는 방법을 일깨우는 교육의 장이기도 했다.
자녀들을 데리고 분향소를 찾은 황혁현(45)씨는 "지역민으로서 밀려오는 슬픔을 감당할 수 없었다. 꽃 한송이라도 올려야 먹먹함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았다"며 "아무 연관이 없는 시민도 이렇게 슬픈데 유족들은 어떻겠는가. 건강하고 제발 아프지 말아달라"고 전했다.
황씨와 함께 분향소로 나온 딸 서진(13)양도 "아버지가 슬픔에 공감하는 방법을 가르쳐주신다며 함께 나왔다. 당장 내게 일어난 일이 아니지만 왜 사람들이 이렇게 슬퍼하는지 알 것 같다"며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슬퍼하는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서은(17)양은 "세월호 이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숨진 것은 처음이라고 들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아주 어렸을 때라 어떤 분위기인지 알 수 없었지만 이번 참사로 어렴풋이 느낀다"고 말끝을 흐렸다.
광주시가 전날부터 운영 중인 합동분향소에는 이날 오후 4시 기준 누적 4861명이 다녀갔다.
한편 지난 29일 오전 9시 3분께 전남 무안군 망운면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는 승객 175명·승무원 6명 총 181명이 탑승한 태국 방콕발 무안행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랜딩 기어를 펼치지 못하고 활주로를 벗어나 시설물과 외벽 담장을 충돌했다.
이 사고로 승무원 2명이 구조돼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나머지 179명은 사망했다. 이 중 174명은 신원이 파악됐다. 지역별로는 광주 85명, 전남 71명, 전북 6명, 경기도 4명, 서울 3명, 제주도 2명, 경남 1명, 태국인 1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