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와 갈등에 철거공사 중단…5000가구 대규모 공급 차질 땐
전세난 가중 우려 등 분당 1기 신도시 이주수요 흡수 '빨간불'
[서울=뉴시스] 홍세희 기자 = 5000가구가 넘는 물량이 공급될 예정인 경기 성남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이 지역내 교회와의 갈등으로 중단될 위기에 놓였다.
특히 이 지역은 분당 1기 신도시 재건축 이주 수요를 흡수할 예정인 곳으로 사업 지연시 인근 지역 전세난을 가중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인 DL이앤씨는 지난 18일 조합에 '이주지연에 따른 철거공사 중단 알림'이란 제목의 공문을 보냈다.
DL이앤씨는 공문에서 "2024년 2월1일 착수해 수행하고 있는 철거공사는 현재 구역 내 교회 등의 미이주로 인해 더 이상 진행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2월18일부터 철거 장비와 인력을 현장에서 철수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어 "이로 인해 장비 반출·재반입·대기 비용과 공사 지연에 따른 현장 상주인력 관리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차후 이주가 완료되면 철거공사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상대원2구역 재개발 사업은 성남시 중원구 상대원동 3910번지 일원에 최고 29층, 43개동, 총 5090가구를 조성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이다. 지난 2022년부터 이주가 시작돼 현재 99%가 마무리됐고, 철거 공사도 약 80% 진행됐다.
그러나 이 지역에 위치한 교회가 보상금 등을 이유로 이주를 거부하면서 철거 공사가 결국 중단됐다.
이 지역 재개발은 분당 1기 신도시의 재건축 이주 수요를 흡수할 중요한 대안으로 여겨져 왔다. 국토교통부는 분당 등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 선도지구 이주가 본격화되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의 주택 공급 계획에서 상대원2구역 물량을 포함시켰다. 당시 국토부는 "이주 수요에 비해 공급 물량이 충분할 것"이라고 평가했지만, 이번 공사 중단 사태로 계획 전반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재개발 지연으로 인한 공급 차질은 지역 내 주택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5000가구 이상 대규모 물량이 공급되지 않을 경우, 인근 지역의 전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분당 1기 신도시 주민들의 이주 수요는 대부분 중대형 단지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며 "재개발이 지연되면 지역 전세 가격 상승과 주택 수급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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