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고정금리, 2주만에 0.13%p↑
시장금리 상승 영향…가산금리 유지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파로 은행권의 예적금 금리 인하가 이어지고 있으나 대출금리는 최근 다시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금리가 반등하면서 대출금리는 올라가는 반면 수신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이유로 하향 조정하고 있어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고정금리(5년 주기·혼합형)는 전날 연 3.49~5.89%로 집계됐다.
이는 2주 전인 9일 3.36~5.76%보다 금리 상단과 하단이 0.13%포인트씩 오른 것이다.
한동안 내려갔던 주담대 고정금리는 다시 뛰고 있다. 같은 기간 국민은행의 금리 하단은 3.76%에서 3.89%로 0.13%포인트 올랐으며, 신한은행은 3.87%에서 3.97%로 0.10%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예금금리는 기준금리 인하를 반영한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다. 은행권에서는 기준금리와 시장금리 하락을 반영해 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하지만 수신금리 하락에도 예금 잔액이 계속 늘어나면서 자금 조달에 여유가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신한은행은 전날부터 수신금리를 내렸다. 거치식 예금 16종의 기본금리를 상품·기간 구간별로 0.05~0.25%포인트 인하했다. 적립식 예금 20종은 0.05~0.20%포인트 내렸다.
하나은행은 20일부터 예적금 13종의 기본금리를 0.05~0.25%포인트 인하했다. 정기예금 5개 상품과 적립식 예금 7개, 표지어음 등의 금리를 낮췄다.
은행권 관계자는 "최근 대출금리 상승은 시장금리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면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매파적 금리 인하'와 국내 경제의 불안정한 상황으로 인해 시장금리가 올랐다"고 설명했다.
미 연준은 18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도 내년 금리 인하 횟수를 기존 4차례에서 2차례로 줄이는 속도 조절을 시사한 바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은 전날 3.083%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가장 낮은 수준을 나타낸 9일 2.889%와 비교하면 0.2%포인트 가까이 올랐다.
향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등의 영향으로 시장금리 상승이 계속된다면 대출금리가 추가 상승할 여지가 있다.
아울러 해가 바뀌면서 가계대출 총량 관리 압박에서 벗어나게 되는 은행권이 앞서 시행한 대출 규제를 풀고 있지만 가산금리가 단기간에 내려갈 가능성은 작다.
은행권 관계자는 "내년 초까지는 대출 시장 분위기를 보고 가산금리 인하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출 규제를 완화한 후 대출 성장 속도에 따라 은행간 금리 경쟁이 이뤄지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가산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은행들은 새해를 앞두고 대출 빗장을 풀고 있다. 하나은행은 12일부터 내년 대출 실행 건에 한해 비대면 주담대·전세자금대출의 판매를 재개했다. 우리은행도 23일부터 비대면 가계대출 중단 조치를 해제했다. 농협은행은 30일부터 비대면 직장인 신용대출을 재개하고 내년 1월2일 실행 건부터 조건부 전세자금대출을 취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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