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지휘부 공백 사태 맞이
이창수 지검장, 덤덤하게 표결 지켜봐
검찰 내부서도 차분한 분위기 감지돼
오늘 대행체제 관련 내부 회의 가능성
[서울=뉴시스]김래현 박선정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연루 의혹 수사 검사들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의결하면서 전국 최대 청인 서울중앙지검이 지휘부 대행 체제로 운영된다.
중앙지검 간부들은 한자리에 모여 점심을 먹으며 검사 탄핵안이 국회 본회의 표결에 부쳐지는 모습을 지켜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는 5일 야당 주도로 이 지검장과 조상원 4차장검사, 최재훈 반부패수사2부장검사 탄핵소추안을 의결했다. 김건희 여사를 제대로 조사하지 않고 불기소 처분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국회가 소추 의결서를 당사자들에게 송달한 시점부터 직무에서 배제되게 된다. 국회 관계자가 직접 의결서를 전달할 경우 이르면 오늘, 우편으로 보낼 시에는 내일 중 당사자들이 받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전날까지 윤석열 대통령 퇴진에 집중하기 위해 수사 검사 탄핵을 보류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밤사이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정하자 기류가 급변했다.
중앙지검 내부에서는 예상했던 상황인 만큼 지휘부 공백 사태에 동요하기보다는 민생 범죄 수사가 지연되는 등 업무에 차질이 생기는 일을 막기 위한 대비책 마련에 집중하자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이 지검장은 검찰청 내에서 차장검사들과 함께 탄핵 절차가 진행되는 모습을 실시간으로 봤다고 한다. 이 자리에서 크게 동요하는 기색을 보였던 간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지검 구성원들도 지검장이 국회로부터 탄핵 의결서를 받아 직무가 정지되기 전 급한 업무 보고를 끝내려는 등 국회 결정에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다.
한 부장검사는 "복무 평정을 빨리 하라고 해서 서둘러서 했다"며 "이제 입력하는 건 차장하고 검사장이 알아서 하겠지만 분위기가 어수선하기는 하다"고 했다.
또 다른 부장검사도 "이번 탄핵은 오히려 잘됐다고 생각한다"며 "헌법재판소에서 검사 탄핵에 대한 명시적인 판단이 나올 거니까 앞으로 다시는 못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탄핵을 당한 검사들이 법적으로 직무 집행 정지 가처분을 비롯한 여러 조치를 검토하고 실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대검찰청도 국회 처분으로 이 지검장 등이 직무를 하지 못하게 된 상황을 아직은 적극적으로 논의하고 있진 않은 모양새다. 대검 내부에서는 검사 탄핵에 관해 소규모로 모여 의견을 나누거나 상의하고 있진 않지만, 보복성 탄핵이라는 점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고 한다.
중앙지검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직무 대행 체제에서 수사나 재판 지연을 비롯해 국민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지검장은 이날 중 부장검사들을 대상으로 티타임을 소집해 대행 체제를 맞이한 중앙지검 수사에 공백이 생기지 않을 방안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직무 정지 기간 이 지검장 업무는 박승환 중앙지검 1차장검사가 맡고, 조 4차장검사 업무는 공봉숙 2차장검사와 이성식 3차장검사가 분담한다.
최 부장검사가 맡았던 민주당 돈봉투 수수 의혹 등 각종 주요 사건 수사는 이승학 반부패수사3부장에게 넘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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