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가던 시민들, 하나둘씩 관심가지며 집회 참여하기도
"계엄 선포 당시 놀랐다…이게 맞나 싶고 어처구니 없어"
[전주=뉴시스]강경호 기자 = 전국 각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전북에서도 퇴진 촉구의 불꽃이 피어올랐다.
4일 오후 5시 전북 전주시 완산구 객사거리 인근.
이곳에서는 윤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기 위해 조직된 윤석열퇴진전북운동본부가 주최한 촛불집회가 열리고 있다.
본부 관계자들은 이곳에 자리를 차린 채 한 손에는 촛불을 손에 꼭 쥐고, 다른 한 손에는 윤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내용이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었다.
해가 지며 촛불은 더욱 붉게 타올랐고, 이들이 한 목소리로 외치는 "대통령 자격 없다, 윤석열은 퇴진하라", "독재타도, 민주사수" 등의 구호 소리가 커졌다.
제한 없이 누구나 발언할 수 있는 자유 발언 기회에서 초등학교 교사 김재욱(41)씨는 "(윤 대통령이) 도대체 왜 그랬을까. 오늘 정말 많은 고민을 했고 많은 얘기를 나눴지만 그 답을 찾을 수 없었다"며 "왜냐면 아마 (윤 대통령) 자신도 모를 것이기 때문이다. 추측하자면 홧김에, 아니면 술김에, 또는 누군가의 입김이라 추측만 할 뿐이다"고 말했다.
김씨는 "지금 전국의 초등학교 선생님들은 고민에 빠지셨을 것이다. 왜냐면 이미 우리나라 민주주의의 구성·운영원리를 1학기에 가르쳤기 때문이다"며 "이미 학교에서 가르친 내용인데 현실의 일은 교과서와는 정반대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그렇다면, 내가 잘못 가르칠 수 없다면 잘못된 현실을 바꾸는 길 밖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없다"며 강하게 규탄했다.
거리 한 켠을 가득 메운 촛불집회 참가자들의 모습에 지나가는 시민들은 관심을 가지며 집회 현장을 바라보거나, 피켓을 나눠가진 채 자연스럽게 자리에 앉아 윤 정권 퇴진을 함께 외쳤다.
한 학생은 집회 현장 근처에서 "윤석열 탄핵!"을 외친 뒤 부끄러운 듯 자리를 뜨기도 했다.
집회에 참여한 시민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한 채 촛불을 손에 들고 있었다.
이 자리에 참여한 김모(10대)양은 "어제 속보를 듣고 처음 든 생각은 '이게 맞나?'였다. 그 다음엔 계속 뉴스를 보느라 새벽 2시를 넘겨서 잤다"며 "계엄이라는 것에 대해 트라우마를 겪으신 분들도 아직 살아계신데, 이 계엄이라는 단어를 너무 성급하게 말한 건 아닌가란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성희(56·여)씨도 "속보를 보고 한 새벽 1시쯤 잠에 든 것 같다. 처음 속보를 보고 정말 말이 안 나올 정도로 놀랐다"며 "사실 어차피 곧 내려올 대통령인데 이 어처구니없는 일 덕분에 빨리 내려올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에 한편으로는 잘됐다는 생각도 있다"고 계엄 선포 당시 심경을 전했다.
이들 단체는 오는 5일과 6일 계속해서 정권 퇴진 촛불집회를 이어갈 예정이다. 이날은 전주에서만 촛불집회가 진행됐지만 오는 5일부터는 전주, 군산, 익산 등 3개 시에서 동시 촛불집회가 예정돼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