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주담대 금리, 한 달 전보다 0.1%p↓
가산금리 인상 멈추고 시장금리 하락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하락했다. 은행권의 가산금리 인상이 멈추고 대출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시장금리가 내려간 영향이다. 다만 비대면 대출 중단이나 대출 조건 강화 등으로 대출 문턱은 여전히 높아 차주들이 금리 하락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주담대 고정금리(혼합형·주기형)는 연 3.64~6.04%로 집계됐다.
이는 이달 초(연 3.75~6.15%)에 비해 금리 상단과 하단이 0.11%포인트 떨어진 것이다.
주담대 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에도 오른 바 있다. 이에 차주들이 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출금리는 최근 은행권의 가계대출 억제를 위한 가산금리 상향 조정이 멈추고 시장금리가 하락하면서 내려간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주담대 고정금리의 지표로 쓰이는 금융채(은행채) 5년물 금리는 전날 3.126%를 기록했다. 이는 9월11일(3.16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앞서 금융채 5년물 금리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미국 대선 승리, 금리 인하 기대감 감소 등 시장 불확실성에 상승했다. 이에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에도 시장금리는 오히려 오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시장이 안정되면서 금융채 금리가 하락하는 분위기다.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을 자제하고 있다. 7월부터 은행들은 가산금리를 인상하거나 우대금리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대출금리를 올리면서 가계대출 증가세를 관리해왔다. 지난달 초에도 5대 은행이 가산금리를 올린 바 있다. 이에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확대되고 금융 소비자들이 기준금리 인하 효과를 체감하지 못한다는 비판이 제기되자 가산금리 인상 대신 대출 조건 강화 등 다른 조치를 시행 중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의 지적으로 가산금리 조정이 멈추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 이후 흔들렸던 시장금리가 내려가면서 대출금리가 하락한 것 같다"면서 "당분간은 시장금리 흐름이 대출금리에 그대로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대출자들이 주담대 금리 하락을 체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주요 은행이 비대면 대출을 막고 대출 조건을 강화하면서 문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5대 은행 중에서는 국민은행을 제외한 신한·하나·우리·농협은행이 비대면 대출을 막고 있다. 신한은행은 6일부터 주담대와 전세대출, 신용대출 등 모든 가계대출의 비대면 판매를 중단했다. 우리은행은 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판매를 막았다. 하나은행은 15일부터 비대면 주담대, 전세대출, 신용대출 상품을 판매하지 않고 있다.
은행권의 비대면 대출 비중은 상당하다. 하나은행의 경우 3분기 신용대출의 96%, 담보대출의 73.4%가 비대면으로 취급됐다.
은행권 관계자는 "연말까지 가계대출 관리를 위해 은행들이 비대면 대출을 막고 다주택자, 조건부 전세대출 등 대출 관련 조건을 강화하면서 입구를 조여놓은 상태"라면서 "영업점으로 발품을 파는 방법도 있겠지만 대출자에게는 금리뿐만 아니라 높은 대출 문턱이 문제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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