텔레그램, 방심위 이어 방통위와 '핫라인' 구축…딥페이크 성범죄물 줄어들까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방송통신위원회가 텔레그램과 상시 연락이 가능한 핫라인을 구축했다. 텔레그램이 딥페이크 성범죄물 유통의 온상으로 지목된 만큼 보다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텔레그램 또한 불법정보와 저작권 위반에 엄중하게 대처하겠다는 입장과 함께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 결과를 방통위에 전달했다.

방통위는 19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방통위는 딥페이크 성범죄물이 최근 텔레그램을 통해 대부분 유통된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지난 7일 텔레그램이 자율적으로 규제를 강화하도록 유도하기 위해 청소년보호책임자를 지정하고 그 결과를 회신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텔레그램은 이틀 만인 지난 9일 청소년보호책임자를 지정해 통보하고 행정 업무 소통을 위한 핫라인 이메일 주소를 회신했다.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도 지난 9월 텔레그램과 핫라인을 구축했는데, 이 역시 이메일 방식으로 했다. 방통위는 이메일 핫라인으로도 충분히 소통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김우석 방통위 디지털유해정보대응과장은 브리핑에서 “텔레그램의 일반 민원 접수 이메일로 문서를 보냈는데, 텔레그램이 핫라인 이메일 주소를 보내오면서 일반 민원 접수 이메일에는 매일 약 10만 건의 이메일이 접수돼 방통위의 행정적 연락을 즉시 인지하기 어려운 만큼 별도의 이메일로 소통하기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텔레그램은 불법적 활동에는 엄격한 무관용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고 알려왔다”며 “이후 방통위가 핫라인이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보낸 이메일에는 4시간 만에 긴밀히 협력하겠다는 응답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방통위는 이번 개설한 핫라인을 국내법상 텔레그램이 이행해야 될 의무사항들을 중심으로 운영할 방침이다.

청소년보호책임자와 관련해서는 "해당 사업자의 임원 또는 청소년 보호와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장에 해당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 맡도록 돼 있다"며 "구체적으로 밝히긴 어렵지만 충분한 직책을 가진자가 임명됐다"고 했다.

아울러 방통위는 텔레그램의 청소년보호책임자가 청소년유해정보를 차단·관리하고 유해정보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는 등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고 있는 업무를 원활히 수행할 수 있도록 협의해 나갈 계획이다.

해당 법에서는 청소년보호책임자가 정보통신망의 청소년유해정보를 차단·관리하고 청소년유해정보로부터의 청소년 보호계획을 수립하는 등 청소년 보호업무를 하도록 명시돼 있다.

김 과장은 또한 텔레그램이 이번에 청소년보호책임자를 공식적으로 지정함으로써 국내 대리인 지정 요건에도 훨씬 더 가까워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김태규 방통위원장 직무대행은 “텔레그램이 국내에서도 이용자가 많아지고 인지도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와 이용자의 신뢰를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방통위와의 소통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 그 신뢰 구축의 핵심이라고 본다”고 강조했다.

또 “텔레그램이 스스로 방통위에 약속했듯이 딥페이크 성범죄물 등 불법정보가 자사 서비스에서 유통되지 않도록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등 사회적 책무를 다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텔레그램은 그동안 방통위의 요구에 소극적으로 대응해 왔다. 지난 9월과 10월 2차례에 걸쳐 텔레그램에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 기준에 해당하는지에 대한 자료제출 요청 문서를 송부했으나 기간 내 회신하지 않았다.

방통위는 정보통신서비스제공자의 일일평균이용자 규모를 발표하는 단체들의 자료를 바탕으로 텔레그램의 1일 평균 이용자수가 10만명이 넘어 청소년보호책임자 지정 의무사업자 기준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텔레그램의 1일평균 이용자수는 2023년 4분기 기준 양사 평균 84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방통위는 텔레그램 측이 계속 응하지 않을 경우 단계적 제재를 추진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김 과장은 텔레그램이 그간 방통위 요청에 응하지 않다 이번에 회신한 것과 관련해 ”언론 동향이라든지 국내의 정황들을 확인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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