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광률 대전대 교수, 팍스 아메리카나 불편한 진실 파헤치다

[대전=뉴시스]유순상 기자 = 대전대학교는 소설가인 고광률 혜화리버럴아츠칼리지 교수가 장편소설 '붉은 그늘'을 출간했다고 13일 밝혔다.

국내 문단에서 '독한' 리얼리스트로 평가받는 고 교수는 한국전쟁을 통해 팍스 아메리카나(미국 주도 세계 평화)의 불편한 진실을 다뤘다.

지난 1950년 7월의 그 날, 노근리 철로와 쌍굴다리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사건이 일어난 지도 어언 74년. 고 교수는 오랜 시간 외면돼 온 상처의 기억을 뼈대로, 전쟁 이후의 사회상과 인간사까지 아울러 통찰하는 소설을 내놓았다.

이 소설은 노근리에서 일어난 양민 학살, 식민지배와 분단, 전쟁과 산업화가 한국 사회에 남긴 어두운 면면들을 폭로한다.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인물들과 생동감 넘치는 사건 묘사로 단순한 선악 구도가 아닌 시대의 총체성이 깃든 서사문학으로 어둠에 갇혀 있던 노근리를 조명했다.

미국과 일본을 포함한 한반도 역사의 주체들과 사건 자체를 매장하려 했던 세력들에 대한 고발인 동시에, 힘 없이 죽어간 영혼들과 살아남은 자들의 비애를 문학적으로 복원했다.

고 교수는 "한국전쟁은 미국에게는 '잊혀진 전쟁'이고 우리에게는 업보와 같은 '분단 이념'을 남겨준 전쟁으로 한국전쟁 초기 상황 속에서 벌어진 노근리 양민 학살 사건으로 전쟁의 고통과 아픔을 되짚어보고자 했다"며 "74년 전 겪은 전쟁의 참화지만, 아직도 그 참화의 그늘 속에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통해 생명과 자유의 소중함을 돌이켜 보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고 교수는 충북 청주 출생으로 대전대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으로 석사를, 문예창작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지난 1987년 단편소설 '어둠의 끝'과 1991년 '통증'을 발표하면서 작가의 길에 들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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