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서 동료선원 살해한 80대, 24년 만에 국내서 재판

[부산=뉴시스]권태완 기자 = 오래전 우루과이에서 싸움을 말리던 동료 선원에게 총을 쏴 살해한 혐의를 받는 80대가 24년 만에 한국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13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법 형사6부(부장판사 김용균)는 살인 혐의로 기소된 A(80대)씨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열었다.

검찰 공소 사실에 따르면 A씨는 2000년 11월27일 우루과이의 한 식당에서 B씨 일행과 말다툼을 벌였고 곧 몸싸움으로 번졌다.

A씨는 B씨 일행으로부터 일방적으로 폭행을 당하자 자신의 차량에서 권총을 꺼내 B씨를 쏘려고 했고, 이때 자신을 말리던 동료선원 C씨에게 총상을 입혀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 측은 "B씨 일행에게 집단폭행을 당하자 생명의 위협을 느끼고 겁을 주기 위해 권총을 꺼냈다"면서 "이를 본 C씨가 A씨를 말리던 중 실수로 총이 격발되는 바람에 C씨가 숨졌고, 살인의 고의가 없다"고 주장했다.

A씨는 우루과이 현지에서 징역 1년6개월 실형을 선고받은 뒤 복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씨는 지난 9월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국내에 입국했고, 곧바로 부산해경에 검거됐다.

형법 제7조에 따르면 죄를 지어 외국에서 형의 전부 또는 일부가 집행된 사람에 대해서는 그 집행된 형의 전부 또는 일부를 선고하는 형에 삽입된다.

A씨는 이미 우루과이 법원에서 살인죄로 처벌을 받았지만, 국내 사법부의 판단을 새롭게 받아야 한다. 실형 등이 확정되면 우루과이에서 복역했던 징역 1년6개월이 차감된다.

재판부는 검찰과 피고인 측에 A씨의 우루과이 법원 판결이나 범죄 경력 등의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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