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0.25%p 추가 인하…한미 금리차 1.5%p 좁혀져
트럼프 발 환율 1400원 육박…연준의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
집값·가계부채 안정세 확신도 일러
한은, 11월 금리 동결 후 시장 관망할 듯
[서울=뉴시스]남주현 기자 =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연준)가 9월 빅컷(0.25%포인트 인하)에 이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낮췄다. 하지만 트럼프 재집권에 따른 달러 강세와 연방준비제도의 통화정책 불확실성에 한국은행은 금리 고민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평가다. 금융통화위원회는 11월 회의에서 일단 금리를 동결한 후 상황을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1400원을 넘나드는 환율은 한은의 새로운 골칫거리로 등장했고, 트럼프의 확장 재정과 이민 정책 등은 인플레이션 우려로 이어지며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가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를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은의 서둘러 금리 인하에 나서기 어려워졌다는 시각이다.
美 9월 빅컷에 0.25%p 추가 인하…인플레이션
성명문에는 이전과 달리 인플레이션이 목표 2%를 "더 크게 확신한다"는 문구가 삭제됐다. 시장에서는 트럼프의 1월 집권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한다. 트럼프 정책이 인플레이션을 부추길 가능성을 염두에 뒀다는 해석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원칙적으로 어떤 행정부의 정책이나 의회의 정책들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경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단기적으로 볼 때 대선이 우리의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1400원대 넘나드는 환율…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 조절
하지만 문제는 트럼프 발 불확실성이다. 우선 트럼프 당선자의 대규모 관세 부과와 확장 재정을 골자로 한 공약은 경기 방어와 인플레이션을 자극해 미국의 금리 인하 지연으로 연결되며 채권 금리를 높이고, 달러 강세를 유발할 수 있다.
트럼프 당선 직후 원·달러 환율은 1400원을 넘나들며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금융위기, 미국이 긴축에 나섰던 2022년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낮추면 외인 자금 이탈과 환율을 더 자극할 수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말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환율이 지금 우리가 원하는 것보다는 굉장히 높고 상승 속도도 크다"며 "지난 회의에서 고려 요인이 아니었던 환율도 다시 고려 요인으로 들어왔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당선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가 지연될 수 있다는 점도 한은의 금리 인하를 망설이게 하는 요소다.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금리를 2번만 내려 3.75~4% 범위까지만 인하할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이는 연준의 9월 전망보다 1%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집값·가계부채 자극할라"…일단 11월은 '동결'
시장에서는 한은이 11월 금리를 우선 동결한 후 시장 상황을 관망할 것이라는 의견이 대세다. 조용구 신영증권 연구원은 "연준은 예정대로 연내 한 차례 더 금리를 내릴 것으로 보지만 트럼프 당선에 따라 내년 1분기 추가 금리 인하는 불확실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한은은 11월 일단 동결하고, 내년 상반기 추가 인하한 후 트럼프 정책과 환율, 성장 등을 보고 하반기 인하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트럼프 당선에 따라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것으로 보이는데 다 고환율에 따른 자본 유출 우려와 가계부채가 문제 되면서 한은은 추가 금리 인하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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