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김정은 '브로맨스' 재현 시 한미일 협력 틈 생길 수도
"러·우 전쟁, 중동 전쟁 속 대북 관심도 떨어져" 관측 나와
"전과 달리 개선된 한일관계로 3국 협력 유지" 분석도 있어
[서울=뉴시스] 남빛나라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가 사실상 확정된 가운데 한미일 3국 협력을 통한 대북 억지력이 유지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47대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진행 중이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찌감치 연설을 통해 승리를 선언했다.
다가올 트럼프 2기가 윤석열 정부의 외교안보 분야 성과로 꼽히는 한미일 3각 협력을 어떤 방향으로 끌고 갈지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건은 트럼프 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트럼프 1기 때의 '브로맨스'를 재현할지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으로 국제 정세가 어지러워 당장 북한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유인은 떨어지지만, 언젠가 김정은과 담판을 시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세 차례 정상회담을 한 김 위원장과 접촉한다면 정상 간 직접 대화를 나누는 '톱다운' 방식이 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미 유세 과정에서 "김정은과 잘 지냈다", "많은 핵무기를 가진 누군가와 잘 지내는 것은 좋은 일" 등의 발언으로 김정은과의 친분을 과시했다.
2019년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난 후에도 트럼프와 김정은은 친서를 주고받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특유의 즉흥성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김 위원장과 다시 대면 정상외교를 가동한다면 한미일 협력에는 틈이 생길 수 있다. 그간 한미일 3국은 북한의 불법 핵·미사일 개발부터 최근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까지 북한 문제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왔다.
이미 김 위원장이 남북관계 단절을 선언한 상황에서 '통미봉남'(남한을 배제하고 미국만 상대하는 것)이 이뤄진다면 한국의 한반도 이슈 주도권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학부 교수는 "트럼프는 세계에서 북한 문제를 가장 잘 다루는 지도자라는 자신감을 갖고 있을 것"이라며 "다만 북한이 러·우 전쟁에 참전한 것이 부담스러운 상황이고, 앞선 4년간의 집권 경험도 있으니 한국 정부와 최소한의 기초적인 조율 과정을 거쳐 시도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원덕 국민대 일본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우리에게 주한미군 철수나 방위비 인상 이야기를 하는 데 역점을 두지 한미일 협력에 대한 발상은 머리에 없을 것 같다"며 "우리가 노력해서 3국 협력 틀로 끌어들여야 하는데, 그럴수록 방위비를 더 내라는 요구가 나올 것 같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국제적 역할을 포기한 '고립주의'로 보는 것은 억측이라는 시각도 있다. 고립주의가 아니라 제한된 개입을 통해 동맹국·우호국으로부터 최대한의 대가를 추구할 뿐이라는 것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트럼프는 (2017년) 인도태평양 전략 일환으로 소규모 체제인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안보협의체)를 재결성했다"며 "오히려 기존 한미일 협력, 쿼드, 오커스(미국·영국·호주 안보동맹)를 좀 더 노골적으로 중국 견제에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문재인 정부 때와 달리 한일관계가 회복이 돼있다"며 "주일·주한 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 한일이 이해를 공유하는 사안에 대해 미국을 설득하는 작업이 가능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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