쏘렌토·스포티지·셀토스 판매량, 싼타페·투싼·코나에 앞서
경쟁 차종 간 제원·성능 비슷하지만…'디자인' 우수한 평가
[서울=뉴시스]안경무 기자 = 기아가 현대차와 국내 스포츠실용차(SUV)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이어가 주목된다.
SUV는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차종으로 판매량이 곧 수익성의 관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오랜 기간 기아의 '디자인 경영'이 SUV 판매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아는 RV(레저용 차량) 라인업이 판매를 주도하고 있다. 기아는 올해 국내에서 44만7622대(특수 차량 포함)를 팔았는데, RV 판매량은 29만1204대로 전체 판매량의 65%를 차지한다.
특히 'SUV 삼형제'로 불리는 쏘렌토와 스포티지, 셀토스 인기가 단연 높다.
쏘렌토는 올해 7만5276대가 팔리며 전체 라인업에서 가장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스포티지(6만1594대)와 셀토스(5만1498대)도 5만대 이상 팔리며 한 축을 단단히 맡고 있다.
현대차의 SUV 경쟁 차종 대비 판매량도 압도하는 수준이다.
현대차 싼타페는 올해 전년보다 81.6% 증가한 6만3336대 판매됐으나 여전히 같은 차급인 쏘렌토보다 판매량이 적다. 싼타페가 지난해 5세대로 완전변경을 단행했다는 것을 고려하면 쏘렌토(4세대) 인기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투싼(4만3069대)과 코나(2만3819대)도 준수한 판매량을 보이고 있다. 단 경쟁 차종인 스포티지나 셀토스에 비교하면 판매량이 수 만대가량 적다.
기아와 현대차가 같은 그룹사에 속해 경쟁 차종의 성능이나 제원이 사실상 동일하다. 이 때문에 판매량을 가른 것은 결국 디자인 역량 차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30대 이 모씨는 "현대차와 기아의 품질 격차는 없다고 본다"며 "디자인을 보고 구매를 결정하려 하는데, 현대차보다는 기아 디자인이 낫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랜 기간 디자인에 공을 들여온 기아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기아 대표로 재임하던 시절부터 '디자인 경영'을 회사 키워드로 삼고 주력해왔다. 2006년 세계적 자동차 디자이너인 피터 슈라이어를 영입한 것도 정 회장의 디자인 경영을 상징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국내 SUV 명가로 기아 명성은 더 높아질 전망이다.
기아는 전날 준중형 SUV 스포티지 부분변경 모델을 내놨다. 신형 스포티지의 키워드 역시 '디자인'이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