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똑" 19층 아이 사과편지에…18층 할머니 "맘껏 뛰어놀아도 돼"

[서울=뉴시스] 최윤서 인턴 기자 = 공동주택에 사는 한 어린이가 아래층 이웃에게 층간소음에 대해 사과하는 편지를 남겼다가 아랫집 할머니로부터 덕담이 가득한 답장 편지를 받은 사연이 알려져 훈훈함을 주고 있다.

21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 '19층 아이와 18층이 나눈 편지'라는 제목의 글과 사진 한 장이 올라왔다.

공개된 사진에는 19층 어린이가 쓴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가 담겼다. 19층 어린이는 18층 이웃이 사는 집 현관문에 '18층 할머니 할아버지께. 똑똑 편지 왔어요'라고 적힌 편지 봉투를 붙였다.

이 어린이가 작성한 편지에는 "안녕하세요 19층에 사는 OO입니다. 뛰어서 죄송해요. 시끄럽게 해서 죄송해요. 건강하세요"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고, 정성스레 그린 그림도 그려져 있었다.

어린이의 편지를 받은 18층 이웃도 정성 어린 답장을 보냈다.

그는 어린이에게 "안녕 ○○아, 18층 할머니야. ○○ 편지 받고 깜짝 놀랐단다. 할머니는 ○○가 시끄럽게 뛰는 소리를 듣지 못했다"고 적었다.

이어 "할머니 아들, 딸도 우리 ○○ 같단다. 그래서 ○○의 편지가 더 반가웠다"며 "우리 ○○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길 할머니가 늘 기도할게"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 엄마 아빠한테는 비밀이다. 맘껏 뛰어놀아도 돼. 사랑합니다. 18층 할머니가"라고 덧붙였다.

이후 편지를 쓴 어린이의 부모라고 밝힌 A씨는 댓글을 통해 "우리 집은 아이가 셋이다. 시공 매트하고 평소 아이들에게 주의도 주지만 그래도 소음이 있을 걸 알기에 아래층 분들 마주치면 죄송하다고, 더 주의하겠다고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A씨는 "아이들에게도 할머니, 할아버지 보면 인사시키고 사과드리게 한다. 그럴 때마다 어르신들은 웃으시면서 '괜찮으니 애들 기죽이지 말라. 혼내지 말라'고 받아주시는 마음 따뜻한 분들"이라고 했다.

A씨 설명에 따르면 이 편지는 아이가 유치원에서 층간소음에 대해 배운 날 아랫집에 드리기 위해 쓴 것이라고 한다.

그는 "아직 글 쓰는 게 서툴러서 글자를 많이 틀리고, 잘못 썼다며 전해드리기 창피하고 부끄럽다고 해서 저랑 같이 앉아 차분하게 다시 적어 가져다드린 것"이라며 "아이한테 억지로 시키거나 아랫집에 은근슬쩍 봐 달라는 의미로 한 일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요즘 층간소음 문제가 너무 심하다 보니 이런 사연은 진짜 동화에서나 볼 듯하다" "이래서 이웃을 잘 만나는 게 매우 중요하다" "어린이도 할머니도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 "나는 이웃도 아닌데 왜 눈물이 나는 지"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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