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립 드쿠플레 "'샤잠'은 마법의 주문…집단 감동 느끼면 울림 커"

기사등록 2024/10/22 12:47:56

최종수정 2024/10/22 16:51:45

25~27일, LG아트센터 서울서 공연

[서울=뉴시스] 프랑스 복합 예술의 아이콘, 필립 드쿠플레. (사진=LG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프랑스 복합 예술의 아이콘, 필립 드쿠플레. (사진=LG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새로운 무용수와의 작업은 전혀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공연에서 1998년에 공연된 '샤잠!'의 영상을 트는데, 무대와 영상의 무용수가 다르면 연관 관계가 깨지는 느낌이 들 겁니다. 초연 당시의 멋을 담은 영상을 존중하면서 그 촬영에 참여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게 중요하죠."

프랑스 복합 예술 공연의 선두주자인 필립 드쿠플레가 대표적 '샤잠!'으로 8년 만에 내한했다. 1998년 칸 영화제 50주년을 기념해 창작된 작품이다. 오는 25~27일 서울 마곡동 LG아트센터 서울에서 공연되는 '샤잠!'은 드쿠플레가 무용단 창단 35주년을 기념해 2021년 제작한 리뉴얼 버전이다.

드쿠플레는 22일 LG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1998년에는 20대였고, 이제는 50대가 된 여성무용수가 여전히 솔로 춤을 춘다"며 "기술적 예리함은 조금 덜해졌을 수 있지만 오랫동안 활동한 무용수의 동작이 가져오는 충만한 느낌이 나머지를 충분히 보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드쿠플레는 초연에 함께 했던 무용수와 연주자들을 다시 불러모아 작품을 새롭게 복원했다. 창립단원들과 함께 나이 들어가고 있는 드쿠플레가 어떻게 하면 세월이 지나도 '순간의 예술'인 무용을 보존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의 결과물이다.

[서울=뉴시스] 프랑스 복합 예술의 아이콘, 필립 드쿠플레. (사진=LG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프랑스 복합 예술의 아이콘, 필립 드쿠플레. (사진=LG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관객들은 20여년 전 촬영된 오리지널 '샤잠!'의 영상과 중년이 된 무용수의 실제 움직임을 동시에 감상하며 묘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드쿠플레는 춤, 연극, 서커스, 마임, 비디오, 영화, 그래픽, 건축, 패션 등을 뒤섞은 화려한 비주얼과 멀티미디어 효과를 주는 프랑스 복합 예술의 아이콘이다. 독특한 작업 스타일 때문에 '드쿠플러리'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키기도 했다.

그는 태양의 서커스 '아이리스'와 '파라무어', 파리의 3대 카바레 중 하나인 크레이지 호스의 쇼 '욕망'을 연출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서울=뉴시스] 필립 드쿠플레의 '샤잠!' 공연 모습. (사진=LG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필립 드쿠플레의 '샤잠!' 공연 모습. (사진=LG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저 자신도 저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모르겠어요. 영화와 공연의 중간에 위치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다양한 스타일을 구성하고 이 세계에서 다른 세계로 계속 왔다 갔다 하는 자유로운 사람이죠. 매번 새로운 일을 시도하려는 편입니다."

'샤잠!'은 공연장 로비에서부터 시작된다. 커다란 털모자를 쓰고 화려한 의상을 입은 무용수들이 지휘봉을 흔들며 퍼레이드를 펼치고, 북을 두드리며 트럼펫을 연주하는 라이브 밴드가 그들을 뒤따른다.

공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서커스를 방불케 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과 거울·액자·영상 등을 활용한 시각 효과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관객들은 실재와 가상의 이미지가 합쳐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드쿠플레가 공연 오프닝에 직접 무대 위에 오를 예정이다.

"'샤잠!'은 '아브라카다브라' 같이 마법사의 주문 같은 거죠. 서커스 학교에 다녔을 때 사람들을 등장하게도, 사라지게도 하는 기술을 가르치는 교수님에 매혹당했어요. 일상적이지 않고 기괴하다고 느껴지는 종류의 장면을 연출하는 것에 크게 매료돼 있어요. 무용수들이 등장했다가 사라진다든가, 마법처럼 형태 이미지가 바뀐다든가 하는 이 공연에 '샤잠'이라는 제목이 잘 맞는다고 생각해요."

[서울=뉴시스] 필립 드쿠플레의 '샤잠!' 공연 모습. (사진=LG아트센터 제공)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필립 드쿠플레의 '샤잠!' 공연 모습. (사진=LG아트센터 제공)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드쿠플레는 무용수인 어머니를 따라 어렸을 때부터 무용 공연을 보러 다녔고 서커스 학교, 마임 학교에 다니기도 했다. 이 같은 다양한 경험이 그의 작품 속에 녹아져 있다.

"현대무용은 개방적인 장르인 만큼 제가 구현하고자 하는 것들을 잘 표출할 수 있는 수단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특히 같은 동작이라도 공연장에서 보는 것과 이미 편집 과정을 거친 촬영본을 보는 것과는 완전히 다르죠. 시각성이 중요한, 살아있는 예술장르인 무용은 컴퓨터 화면으로 혼자 보는 것보다 다른 관객들과 함께 '집단 감동'을 느끼면서 오는 울림이 크답니다."

관객들이 이해하기 어려운 공연은 그의 취향이 아니다. 드쿠플레는 "제 공연에 아이들부터 나이 드신 분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관람객이 오시는 것을 알고 있다"며 "현대무용 공연은 '뭘 봤는지 하나도 모르겠다'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런 반응은 정말 질색이다. 아주 단순하면서도 직접적인 방식으로 제가 하고 싶은 얘기를 할 것"이라고 했다.

공연은 모두 네 차례 무대에 오른다. 25일 오후 7시30분, 26일 오후 3시와 7시30분, 일요일 오후 3시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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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립 드쿠플레 "'샤잠'은 마법의 주문…집단 감동 느끼면 울림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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