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배양 혈관 미 FDA 사용 승인 기다리는 중-WSJ

기사등록 2024/10/17 11:06:47

환자 몸에 배양 혈관 넣어 본인 혈관으로 증식

혈관 이식 필요한 각종 수술 등 사용 범위 넓어

[서울=뉴시스]미 휴마사이트(Humacyte)사가 개발한 세포 배양 혈관. (출처=휴마사이트) 2024.10.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미 휴마사이트(Humacyte)사가 개발한 세포 배양 혈관. (출처=휴마사이트) 2024.10.17.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인간의 장기를 복제해 각종 질병 치료에 활용하는 방안은 매우 유망한 분야다. 심장판막, 무릎 연골, 이식용 피부 등이 배양돼 실용화돼 있기도 하다.

그러나 보다 복잡한 수술에 필요한 장기들은 이식에 적합할 정도까지 개발되지 못한 상태다.

이와 관련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6일(현지시각) 각종 수술에 활용할 수 있는 인공 혈관 배양에 성공한 사례를 소개했다.

미 노스캐롤라이나 주 더럼에 위치한 휴마사이트(Humacyte)라는 회사가 그 주인공이다.

각종 사고로 부상한 환자들을 수술할 때는 플라스틱으로 만든 인공혈관을 사용하거나 환자 본인의 혈관을 추출해 사용하는 것이 기존방식이다. 다만 플라스틱 혈관은 협착 등 부작용 문제가 크다. 

로라 니클라슨 휴마사이트 CEO는 우리가 개발한 혈관은 “사람 부품”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 실험실에서 만드는 혈관은 동맥처럼 벽이 두꺼운 혈관이어서 동맥으로도, 정맥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세포 배양 혈관은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40cm 길이의 분해성 플라스틱망으로 된 튜브를 단백질, 성장 호르몬, 비타민, 미네랄, 포도당 등이 섞인 배양액 주머니에 넣고 혈관이 필요한 사람의 혈관 세포를 주입한다. 약 2개월이 지나면 용해된 플라스틱 자리에 인간 동맥 세포가 생성한 콜라겐과 단백질이 차면서 질긴 혈관이 완성된다.

혈관에서 살아있는 세포를 특수 용액으로 세척해 제거하면 실제 혈관과 질감과 기능이 같은 하얀색 튜브가 만들어진다.

휴마사이트는 이 혈관을 사람에 이식하는 임상실험을 시작해 500명 이상에게 이식했다. 현재 미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식된 인공 혈관이 혈액 순환을 하는 과정에서 환자의 세포가 혈관에 흡착된다. 니클라슨 CEO는 이식 혈관은 내장공사가 되지 않은 아파트와 같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혈액이 흐르면서 환자 세포가 혈관의 콜라겐과 단백질을 인식해 혈관 안에 있다고 인식하면 시간이 지나면서 혈관세포가 된다”고 밝혔다. 이식 후 16주가 지나면 이식한 혈관에 환자의 몸이 생성한 혈관 세포층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배양 혈관은 외과 수술 때 환자 몸에서 대체 혈관을 구하기 어려운 경우에 우선적으로 사용될 예정이다.

고어텍스 합성 혈관보다 부작용 적고 보관 편리

휴마사이트는 임상 실험에서 빈혈, 혈전, 경색, 발열, 부종 등의 부작용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다른 합성 혈관에서도 나타나는 부작용들이지만 배양 혈관은 고어텍스 등 플라스틱 섬유로 만드는 합성 혈관에 비해 이들 부작용이 훨씬 적다고 한다. 또 해동이나 수분 보충이 필요 없어 보관이 편리하다.

미국과 이스라엘에서 69명의 각종 사고 피해자에게 배양 혈관을 이식했고 우크라이나에서 19명의 부상 군인을 치료하는데 사용됐다.

그 결과 합성 혈관을 사용한 경우에 비해 혈관 흐름이 훨씬 잘 돼 사지 절단이 대폭 줄었다. 

플라스틱 카테테르(도관)를 사용하면서 감염이 잦은 신장 투석 환자에 배양혈관을 사용하는 방안, 혈관이 좁아지면서 생기는 각종 질환 치료에 사용하는 방안도 연구되고 있다. 환자의 신체 정맥을 잘라내 막힌 심장 동맥으로 이식하는 바이패스 수술 등에도 활용될 수 있다.

미 듀크 의과대 외과 과장 앨런 커크 박사는 “말대로만 되면 엄청난 일이다. 혈관을 직접 배양하지 않고 환자 몸에 이식하면 신체가 알아서 혈관을 만들어내는 방식이 천재적”이라고 말했다.

인공 혈관 배양이 처음 연구되기 시작한 것은 1986년이며 1999년 처음 돼지에 이식하는 실험이 실시됐고 니클라슨이 만든 인공 혈관은 2001년 처음 사람에게 이식됐다.

오하이오 주 전국아동병원 재생의학센터의 크리스토퍼 브로이어 박사는 심장기형 아동에게서 추출한 골수를 생분해성 틀에 몇 시간 만에 흡착시킨 뒤 심장 기형 수술에 사용하는 임상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아동의 경우 성장에 따라 교체해야 합성 혈관에 비해 배양 혈관의 이점이 크다.

과학자들은 간과 심장 등 다른 장기의 배양도 연구하고 있으며 쥐에게 배양 허파를 이식하는 실험이 진행됐다. 그러나 모세 혈관이 가득한 장기를 배양하는 것은 아직 어려운 작업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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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포배양 혈관 미 FDA 사용 승인 기다리는 중-WSJ

기사등록 2024/10/17 11:06:47 최초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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