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이름 사용 안돼"…'한강문학관' 건립 취소 사연은?

[광주=뉴시스]  류형근 기자 = 광주시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계기로 가칭 '한강문학관' 건립을 계획했지만 작가가 거절의사를 아버지 한승원 작가를 통해 전달함에 따라 '소년이 온다 북카페' 등 책을 읽을 수 있는 문화조성사업 등을 추진한다.

강기정 광주시장은 14일 오후 광주 서구 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들과 만나 광주 출신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기념사업 방향 등을 설명했다.

강 시장은 "지난주 광주와 대한민국은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이라는 가슴벅찬 선물을 받아 이를 기념하기 위한 한강문학관 건립 등을 기획했다"며 "정부도 광주가 추진 하면 도와주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광주시의 계획은 한강 작가의 거절로 보류됐다.

강 시장은 "한강 작가의 부친인 한승원 작가와 직접 만나 의견을 물었다"며 "한 작가께서는 '딸은 전쟁으로 주검들이 실려 나가는 데 무슨 잔치를 여느냐 큰 기념관이나, 화려한 축하 잔치, 모든 명칭에 한강이 들어가는 것도 원하지 않는다'고 딸의 입장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한승원 작가가 당부한 것은 '광주가 책을 많이 읽는 도시가 됐으면 한다'였다"며 "책읽는 문화 조성을 위해 한강 작가가 유년시절을 보낸 북구 중흥동에 가칭 '소년이 온다 북카페'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주시는 '광주인문르네상스위원회'를 구성해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기념하기 위한 사업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강 시장은 "시민이 책을 읽는 문화에 익숙해 질 수 있도록 1명이 1년동안 1권의 책을 구입할 수 있는 '바우처' 지원 사업을 고려하고 있으며 공공도서관과 작은도서관도 활성화시키겠다"며 "광주대표도서관, 하남도서관, 국회도서관 광주분원 설립 등을 통해 공공도서관을 양적·질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광주를 빛낸 문인들의 발자취를 따라 걷는 '광주 인문학 산책길'을 조성하고 거기에는 '소년이 온다 북카페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선 오는 12월10일 열리는 노벨상 시상식을 기념하기 위한 준비도 필요해 '광주 인문르네상스 추진위원회'를 구성해 구체적인 실현 방안을 고민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이어 "한강 작가는 '소년이 온다'책을 통해 5·18을 전세계에 다시 한번 부각 시켰다"며 "5월 정신 헌법전문수록을 논의해야 할 시점으로 보고 개헌추진본부 등을 구성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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