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인데 무슨 잔치'…채식주의자 英 번역가도 한강 발언 공유

기사등록 2024/10/14 08:02:35

최종수정 2024/10/14 09:11:28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데보라 스미스.뉴시스DB.2024.10.11. 20hwan@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영환 기자=데보라 스미스.뉴시스DB.2024.10.11. [email protected]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황소정 인턴 기자 =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한강(53)의 주요 작품을 영어로 번역해 세계에 알린 영국인 번역가 데버라 스미스(36)가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모든 주검이 실려나가고 그러는데 무슨 잔치를 하느냐"며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는 한강의 입장을 소셜미디어에 공유했다.

스미스는 13일(현지시각) 자신의 엑스(X·구 트위터) 계정에 한강의 아버지 한승원 작가의 발언이 담긴 한국 영자지 코리아타임스 기사를 공유하면서 기사 속 세 문장을 별다른 부연 없이 인용했다.

스미스가 인용한 발언은 "전쟁이 치열해서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 이 비극적인 일들을 보면서 즐기지 말아 달라. 스웨덴 한림원에서 나에게 이 상을 준 건 즐기란 게 아니라 더 냉철해지라는 것이다" 등이다.

이는 한승원이 지난 11일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하지 않겠다는 딸의 뜻을 언론에 전하면서 한 말이다.

스미스는 영국 중부의 소도시 동커스터 출신으로 2009년 케임브리지 대학교 영문과를 졸업했다. 그는 영국에 한국어를 전문으로 하는 번역가가 거의 없다는 사실을 주목하고 2010년부터 독학으로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는 런던대 동양 아프리카대에서 한국학 석사와 박사 과정을 밟으면서 한국 문화 전반에 대한 이해를 넓혔고, 한국어를 배운 지 3년 만에 한강의 '채식주의자' 매력에 빠져 번역은 물론 출판사 접촉부터 홍보까지 도맡았다.

스미스는 '채식주의자'로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 국제상을 공동 수상하기도 했다. 특히 한국과 전혀 접점이 없음에도 독학으로 한글을 배워 성공적인 번역을 해냈다는 점도 주목받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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