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서 강조한 단백질, 곧 홈쇼핑에"…MBC·TV조선 연계편성 많아

[서울=뉴시스]심지혜 기자 = #나이가 들수록 단백질 섭취를 해야 골다공증 방지에 좋다는 내용이 TV프로그램에서 안내됐다. 프로그램이 끝나고 채널을 돌리다보니 홈쇼핑 채널에서 뼈건강에 좋은 영양제가 소개됐다. 한참 보다 채널을 돌리니 또 다른 홈쇼핑에서도 관련 영양제를 판매하고 있었다.

방송국과 홈쇼핑의 연계편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특히 종합편성채널의 경우 매년 적발 건수가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전체 방송사로는 MBC가, 종편에서는 TV조선이 가장 많았다.

14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인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지상파와 종편의 연계 편성 프로그램 적발 건수는 838건으로 전년(754건)보다 11%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계편성'은 방송사에서 건강식품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인접한 시간대에 홈쇼핑 채널에서 동일·유사 상품을 판매하는 방식을 말한다.

방통위는 시청자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매년 무작위로 한 달간 방송사와 TV 홈쇼핑의 편성을 확인하고 '협찬 고지 이행 여부'를 확인한다.

지난해 실시한 연계편성 조사 결과 지상파 5개사의 연계편성 건수는 104건으로 조사됐다. MBC가 73건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으로 SBS 30건, OBS가 1건이다.

조 의원은 특히 MBC가 공영방송으로서 지상파 방송사 중 가장 많은 연계편성을 실시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실제 MBC는 지난해 5월 1일, ‘기분 좋은 날’ 프로그램에서 ‘글루타치온’에 관한 내용을 방영했는데, ‘W쇼핑’에서는 ‘더화이트 글루타치온40’을 판매했고, ‘롯데홈쇼핑’에서는 ‘더 화이트 글루타치온 맥스’를 판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반해 KBS1, KBS2, EBS는 한 건도 없었다. 최근 3년치로 따져봐도 3사의 연계편성은 없었다.

종편의 경우는 지상파보다 적발 건수가 더 많았다. TV조선, JTBC, MBN, 채널A 등 종편4사의 지난해 연계편성 건수는 734건으로 전년(636건)보다 15.4% 증가했다.

방송사 중에서는 TV조선이 274건으로 비중(37.3%)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JTBC 205건, MBN 154건, 채널A 101건 순이다.

지난 3년치로 살펴보면 종편4사의 연계편성 건수는 계속 늘었다. 2021년에는 545건이었는데 2년 만에 34.7%가 증가했다.

방송사별로 살펴보면 TV조선이 꾸준히 200건을 넘기면서 가장 많았다. JTBC는 2021년 78건으로 4사 중 적었으나 지난해 200건을 넘기면서 두 번째로 많았다.

조인철 의원은 "방송국의 편성을 참고해 홈쇼핑에서 일방적으로 관련 제품을 인근 시간에 판매하는 꼼수 전략도 문제지만, 방송사와 홈쇼핑 간의 사전 조율로 방송을 장사의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은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송국과 홈쇼핑 간 유착 관계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며 "특히 MBC가 3년간 ‘연계 편성 적발 1위’를 차지한 건 공영방송으로서 불명예스러운 일"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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