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은영 인턴 기자 = 허리케인 '헐린'이 미국을 강타하면서 수백 명의 인명피해를 낸 가운데, 조 바이든 정부의 무능을 비판하기 위해 사용된 사진이 인공지능(AI)으로 생성된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일고 있다.
5일(현지시각) 미국 포브스, 뉴욕포스트 등에 따르면, 최근 엑스(X·옛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구명조끼를 입은 한 소녀가 보트에서 강아지를 안은 채 울고 있는 사진이 확산했다.
사진 속 아이는 온몸이 비에 젖은 상태로, 홍수에 떠내려가는 보트 위에서 절망하면서 흐느끼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 사진은 바이든 정부의 무능력함을 비판하는 이미지로 주로 사용됐다.
유타주 마이크 상원의원은 해당 사진을 공유하면서 "이 사진에 캡션을 달아주세요"라고 적었다. 어린아이들이 불행을 겪도록 방치한 바이든-해리스 정부에 대한 분노를 표출하라고 권유한 것이다.
그러나 포브스 보도에 따르면 해당 사진은 실제 사진이 아닌 AI가 생성한 딥페이크였다.
한 사진에선 아이의 손가락이 5개가 아닌 비정상적으로 묘사돼 있었다. 또 아이가 사진마다 다른 옷을 입고 있었고, 타고 있는 보트의 종류도 달랐다. 강아지의 털 색깔도 차이가 있었다.
마이크 리 의원은 해당 사진이 가짜인 것으로 판명 나자 곧 게시물을 삭제했다. 현재 엑스는 해당 사진을 AI가 생성한 이미지로 분류하고 있다.
포브스는 "재난을 묘사하는 조작된 이미지가 장기적인 결과를 초래하고, 구호 활동을 복잡하게 만들며 위기 상황에서 대중의 신뢰를 약화할 수 있다"며 "가짜 구호 활동에 자금을 지원하도록 사람들을 속이는 데 사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해당 이미지가 모금 행사 등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최근 소셜미디어에서는 정치적인 목적으로 생성된 가짜 사진들이 진짜인 것처럼 유통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미국 연방 재난관리청(FEMA)은 허리케인 헐린으로 인한 가짜 정보가 무분별하게 확산하자 웹사이트에 '루머 대응' 페이지를 개설하기도 했다.
FEMA는 "거짓 정보에 주의하고 신뢰할 수 있는 출처의 공식 정보를 공유해 자신과 가족, 지역사회의 안전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