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모빌리티 역대급 과징금 제재에 술렁이는 카카오
최근 2년간 제재 처분 총 1243억여원…분기 영업이익과 맞먹어
새 AI 서비스 통한 분위기 반전 성공 가능성 주목
[서울=뉴시스]윤정민 기자 = 카카오 그룹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위기를 안고 출발한다. 김범수 창업자 구속으로 경영 쇄신 제동 위기를 맞았는데 이번에는 주력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가 역대급 과징금 제제를 받았다. 카카오 그룹 전반에 걸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 등 공정거래법을 위반했다며 과징금 724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겠다고 2일 밝혔다.
카카오모빌리티에 적용된 혐의는 우티, 타다 등 경쟁 사업자에게 영업상 비밀(소속 기사, 택시 운행 정보 등)을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도록 한 제휴계약 체결을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이들 사업자 소속 기사의 '카카오T' 일반 호출을 차단한 점이다.
공정위가 부과한 잠정 과징금은 724억원이다. 올해 초 상정한 심사보고서(검찰 공소장 격)에 최대 과징금으로 350억원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2배 이상의 액수다. 카카오 그룹사 중 역대 최대 과징금으로 카카오모빌리티 3개년(2021~2023년) 영업익 총합(약 708억원)보다 많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콜 몰아주기'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법 위반 행위가 없었다며 행정소송을 예고했다.
최근 2년간 과징금만 1243억…카카오페이 역대급 과징금 가능성 남아
카카오 그룹은 지난해부터 규제당국의 집중적인 타깃이 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의 경우 '콜 몰아주기'로 271억2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고의적 분식회계 의혹에 따른 회계처리 위반 혐의로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 결정도 앞두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앞서 과징금 90억원과 류긍선 대표 해임 권고 등 최고 수준의 제재를 권고한 바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소설 작가들에게 저작권 등 관련해 불리한 거래 조건을 설정한 이유로 지난해 9월 5억40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카카오는 음원플랫폼 구독 상품 중도 해지 가능 사실을 소비자에게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는 혐의로 올해 초 9800만원의 과징금 제재를 받았다. 또 지난 5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 151억여원을 내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고객 동의 없이 고객 정보를 제3자인 중국 알리페이에 넘겼다는 의혹으로 현재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 조사받는 등 과징금 위기에 놓였다.
현재 잠정 확정된(증선위 권고 포함) 카카오 그룹 과징금만 해도 최근 2년간 약 1243억원에 달한다. 카카오 연결 기준 1개 분기 영업이익과 맞먹는 수준이다. 카카오페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등 혐의가 제재로 이어지면 그룹의 금전적 부담이 더 늘어난다.
찬물 맞은 카카오, AI로 분위기 반전할 수 있을까
지난 분기에 창업자 구속으로 창사 이래 역대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는 이번 분기에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이미지 쇄신을 위해 계열사별로 흩어진 상생 사업을 그룹 차원으로 통합 관리하기로 했고 새 AI 서비스도 공개할 계획이었다.
카카오는 오는 22일 개발자 콘퍼런스 '이프카카오'를 열고 새 AI 서비스 '카나나'를 공개한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 등이 밝힌 내용 등을 종합하면 카나나는 대화형 플랫폼 형태의 소비자와 기업간거래(B2C) 서비스일 것으로 보인다. AI 비서 관련한 연구개발도 진행 중인 만큼 챗봇 기반의 비서 형태로 나올 수도 있다.
하지만 정부가 카카오의 분위기 전환 시동에 찬물을 끼얹었다. 어수선한 분위기가 지속되는 가운데 업계는 새 AI 서비스가 카카오의 승부수가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카오가 미래 먹거리로 AI를 삼은 만큼 '이프카카오'가 올해 카카오 내부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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