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여가위 현안질의…"범정부 차원 유기적인 협조 중요"
총리실 종합 컨트롤 타워에 "여가부가 주도해야" 주장도
[서울=뉴시스] 김지은 기자 = 여야는 4일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한 딥페이크(인공지능 기반 이미지 합성)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정부의 늑장 대처를 한 목소리로 질타하며 범정부 차원의 부처 간 유기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이날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딥페이크 성범죄' 대응책을 점검하기 위한 긴급 현안 질의를 진행했다. 이날 회의에는 여성가족부 장관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신영숙 차관을 비롯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법무부, 경찰청 등 관계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서범수 국민의힘 의원은 "(딥페이크 범죄와 관련) 여가부는 예방 및 피해자 지원, 경찰청은 수사, 법무부는 법적인 정비를 할 텐데 전부 각자도생으로 취합이 안 된다"며 "국무조정실에서 총괄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의 한지아 의원은 법무부를 향해 "나이에 따라 교육 방법도 바뀐다. 10대라고 했을 때 촉법소년이냐 아니냐에 따라서도 처벌의 수위가 완전히 달라진다"며 딥페이크 범죄 피의자의 연령대를 구체화해달라고 주문했다.
디지털 성범죄 지원센터 운영을 놓고도 "최근 기술 발전에 따라 디지털 성범죄 양상이 변화하고 업무량이 급증하고 있는 데 반해 지원 인력이 부족하다"며 예산 증액 필요성을 짚었다.
같은 당 이달희 의원은 "여성가족부가 2021년부터 예산을 들여서 (청소년 교육을 위한) 콘텐츠를 제작했는데,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해서는 에둘러 표현하고 있다"며 "여가부 차관께서 아직 콘텐츠를 안 봤다는 게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청소년들의 놀이 문화로 있었던 (딥페이크 성범죄를) 예방하고 범죄 교육을 확실히 해야 한다"며 "청소년·아동 성 착취 관련 영상물은 24시간 안에 의무적으로 삭제하는 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욱 국민의힘 의원도 "여가부가 어젠다를 만들고 유관 부처를 설득하는 역할을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며 "해바라기센터(성폭력 피해자 통합지원센터) 등을 통한 피해자들의 정신적·심리적 치료도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조은희 의원은 텔레그램 측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불법 콘텐츠 삭제 어려움에 대한 사과의 뜻을 담은 이메일을 보낸 것과 관련 "텔레그램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 경찰청과 한국여성인권진흥원 센터 등과 함께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야당은 딥페이크 성범죄와 관련한 종합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구성되지 않았다고 질책했다.
김남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신 차관에게 "디지털 성폭력 컨트롤타워가 돼야 하는 여가부가 중심을 잡고 있지 못하고 있다"며 "여가부에 실질적인 제한조치 권한도 부족하고 방통위 등 기관 간 업무 협조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성착취물 피해 영상물이 구글 등 포털 사이트에 우후죽순 쏟아지고 있는데 여가부가 방통위에 불법촬영물 유통 방지를 요청하면 방통위는 방심위로 넘겨서 심의조치 하라는 답변 공문을 여가부에 회신한다"며 "즉각적인 조치로 불법 영상물 검색을 차단하고 이를 어기는 기업은 과징금 처분해야 한다"고 짚었다.
국무총리실이 아닌 여성 성폭행 문제를 다루는 여가부가 주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문도 이어졌다. 이연희 민주당 의원은 "N번방 사태 때는 범정부 대책회의를 여성가족부 장관이 주재하고 총괄 주무부처 역할을 했다"며 "그런데 왜 이번에는 아무런 전문성도 없는 국무1차장이 딥페이크 관련 회의를 주재하느냐"고 따져 물었다.
그러면서 "딥페이크의 종합적인 대책을 위해 여가부가 관련 정부 대책을 총괄하는 주무부처로 역할을 하겠다고 대통령께 건의 할 생각이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신 차관은 "장관이 공석이어서 기능성이 쇠퇴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현재로서는 여가부의 기능에 따라서 피해자 보호·지원·예방·교육에 저희 역할을 다하도록 하겠다. 정부의 총괄 대응은 국조실에서 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석열 정부가 인공지능 기술과 관련 산업 발전을 위한 진흥에 주력하다 보니 부작용을 막는 규제는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됐다.
임미애 의원은 "AI 기술 산업 발전을 주도하는 과기부 정책방향을 보면 전반적으로 진흥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기술발전 초기에 지원이나 정책을 펴는 것에 동의하지만 이면에 나타나는 부작용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제대로 이뤄졌느냐는 의구심이 있다. 그런 차원에서 이게 한꺼번에 터진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어 "N번방 이후에 과기부가 관련 대책을 마련하고 기술을 개발한다고 했지만 사실상 아무것도 안 한 것"이라며 "법안이 통과되면 바로 AI생성물 표시제 의무화, 일명 워터마크 의무화가 실행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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