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쌀 전남 8만5000t 달해…광주도 증가세
정부 쌀 5만t 추가 매입·격리 발표에도 역부족
"식량원조 확대 등 특단의 대책 마련해야"
[무안=뉴시스]이창우 기자 = 국내 쌀 생산량의 절반 이상을 수매하는 산지 농협의 재고쌀 물량 폭증으로 수확기 쌀값 수급 안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곡창지대인 전남지역 농협은 보관 창고마다 2023년산 재고쌀이 천장을 뚫고 나올 정도로 가득 차 쌀 산업 위기감이 날로 고조되고 있다.
최근 정부가 수확기 쌀값 안정을 위해 5만t 추가 매입 격리 방안을 발표했으나 농민단체는 역부족이라는 입장이다.
1일 농협중앙회 전남지역본부에 따르면 전남지역 농협이 올해 매입한 쌀(정곡-도정한 쌀 기준)은 30만6000t으로 2023년(21만5000t)보다 42.3%(9만1000t) 급증했다.
이 중 지난달 25일 기준, 판매한 쌀은 22만1000t으로 지난해 19만4000t 대비 2만7000t(13.9%)을 판매했지만 재고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상황이다.
같은 날 기준 전남농협 쌀(정곡 기준) 재고는 8만5000t으로 지난해 2만1000t 보다 304.7% 폭증한 상태다.
이는 쌀 소비 둔화에 농협의 판매량 확대 노력에도 불구하고 급증한 매입량과 쌀값 하락이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광주지역 농협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지난달 15일 기준 쌀 재고량은 1293t으로 지난해 368t 대비 251.5% 급증한 925t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쌀 재고 폭증은 산지 쌀값(80㎏) 하락을 부채질하고 있다. 정부가 20만원대 가격 유지를 약속했지만 이미 지난해 10월부터 20만원 아래로 하락했다.
특히 전남지역 최근 산지 쌀값은 17만6628원까지 떨어진 것으로 확인돼 햇벼 수매를 앞두고 보다 현실성 있는 가격 안정화 대책이 절실한 상황이다.
농협전남본부와 농협광주본부가 공공기관, 학교, 기업체 등을 대상으로 '아침밥 먹기 홍보', '쌀 가공식품 판촉' 등 대대적인 쌀 소비 촉진 캠페인을 연일 펼치고 있지만 쌀 재고 물량은 쌓여만 가고 있다.
여기에 민간 미곡종합처리장(RPC) 마저 판매 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라는 점에서 농협 재고쌀 매입을 꺼리면서 창고마다 가득 쌓인 쌀은 갈 곳을 잃은 지 오래다.
이처럼 심상치 않은 산지 쌀값 위기감에 전남 농민단체들은 "정부는 쌀값 하락이 우려되자 5만t을 추가로 매입하기로 확정했으나 전국 농협의 쌀 재고량을 고려하면 5만t은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이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며 "지구촌 식량원조 확대 등 좀 더 전폭적인 재고쌀 해소 대책이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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