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한경협 정경유착 해소, 회의감 들어"
"정치인 출신 회장대행 이상" 김병준 저격
준감위, 정기회의서 한경협 회비 논의 지속
[서울=뉴시스]이지용 기자 = 이찬희 삼성준법감시위원장이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 회비 납부 여부와 관련해 아직 정경유착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았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놨다.
이찬희 삼성 준감위원장은 26일 오후 1시55분께 서울 서초구 삼성생명 서초타워에서 열리는 준감위 정기회의에 참석하며 기자들과 만나 한경협 회비 납부와 관련, "위원들의 의견은 다 들어봐야 해 결론을 내리긴 어렵지만, 제 개인적인 의견은 많이 결정된 상태"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한경협은 준법 경영을 위한 윤리 경영위원회의 활동도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한경협이 아직 인적쇄신 등 아직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의지가 없다고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정경유착의 근본을 끊기 위해서는 결단이 필요하지만 아직도 정치인 출신, 그것도 최고 권력자와 가깝다고 평가받는 분이 경제인 단체의 회장 직무대행을 했다는 것도 상식적으로 이상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임기후에도 남아서 관여하는 것은 한경협이 정경유착의 고리를 끊을 의지에 대해 근본적인 회의를 갖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치인 출신이 계속 남아 특정한 업무를 하면 그것으로도 유해한 것이 될 수 있고, 아무런 활동을 하지 않는다면 회원들의 회비로 국민이 납득할 수 없는 예우를 받는 것이라 무익한 일"이라며 이를 위원들에게 말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이 언급한 인물은 한경협에서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던 김병준 한경협 상근 고문인 것으로 보인다. 김 고문은 지난해 2월 당시 전경련 회장 직무대행을 맡았는데 정치인 출신이 국내 대표 경제단체를 이끄는 것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8월 류진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상근 고문으로 한경협에 남아 있다.
이 위원장은 "한경협의 특정 자리가 정경유착의 전리품이 되어 여야를 바꿔도 항상 그 자리가 남아 있을 것에 우려가 있다"며 "그래서 준감위가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다시 한번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그 가치를 잃는다고 생각한다"며 "정경유착 고리의 단절을 위해 어떤 압박이 돌아오더라도 이번 기회에 대한민국에서 정경유착의 고리가 확실하게 끊어지게 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전했다.
이 위원장이 한경협 회비 납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견지하면서 당장 삼성 계열사는 한경협 회비를 내지 못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4대 그룹 중 현대차가 가장 먼저 한경협 회비 납부를 시작했으며 SK도 최근 회비를 납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LG그룹은 내부 검토 중이다.
삼성 준감위는 지난해 8월 한경협 회비 납부 시 준감위의 사전 승인을 받도록 권고한 바 있다. 준감위와 협약을 맺은 삼성 계열사는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생명,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SDS, 삼성화재 등 7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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