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금투세 폐지는 민생…민주, 토론 안하겠다고 도망"
추경호 "민주, 입장 일관성 없다…내부적으로 정리해서 내라"
'108석' 국힘 공세에 민주당 금투세 원안 고수·완화·유예 '혼선'
[서울=뉴시스] 이재우 한재혁 기자 = 국민의힘이 금융투자소득세(금투세) 폐지, 폭염기 취약계층 전기요금 감면 등 민생 의제에 대한 수용을 야당에 연일 요구하고 나섰다. 민생 의제를 선점, 여론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야 투쟁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금투세 폐지를 주장해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는 7일 페이스북에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국민의힘은 전날 한지아 수석대변인 명의 논평에서 민주당에 금투세 폐지 관련 토론회를 같이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제가 여당의 당대표이니 연임이 확정적인 이재명 대표가 나오시면 더 좋겠지만, 어렵다면 박 직무대행과 공개 토론하겠다"며 "금투세 폐지는 민생이다. 정쟁이 아닌 정책으로, 건강한 여야관계를 이번 민생토론으로 시작하자"고 촉구했다.
한 대표는 같은날 박 원내대표가 '시선을 다른 쪽으로 돌리자는 얘기'라며 부정적인 입장을 내놓자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토론을 안 하겠다고 도망갔다. 금투세 강행에 정책적 자신감이 없다"고 공세 수위를 강화했다.
금투세에 대한 여론은 국내 증시 폭락 사태와 맞물려 악화되고 있다. 금투세가 시행될 경우 해외 투자자 등의 이탈로 주가 폭락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민주당은 '부자 감세'라며 폐지에 반대해왔으나 여론 악화에 원안 고수와 유예, 완화, 폐지 등을 두고 갈팡질팡하고 있다. 이재명 전 대표가 일부 완화를 시사했지만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안 시행을 주장하고 있다. 전당대회 이후에나 당의 입장이 정리될 전망이다.
추경호 원내대표도 이날 진 의장이 금투세 폐지에 반대하는 것을 두고 "주식시장과 개미 투자자들을 볼 때 금투세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게 당의 확고한 입장"이라며 "민주당은 입장이 정리되지도 않고 일관성도 없다. 입장을 얘기할 때는 내부적으로 정리해서 내라"고 쏘아붙였다.
김상훈 정책위의장은 같은날 진 의장을 찾아가 금투세에 대한 민주당 입장을 정리해줄 것을 요청했다.
진 의장은 김 의장에게 입장을 정리하겠다면서도 "국민의 우려가 있는 사안에 대해서 부분 보완하더라도 시행은 예정대로 돼야 한다"는 소신을 거듭 밝혔다. 금투세 관련 논의는 당대표 선출 이후에나 본격화할 수 있다고도 전했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금투세로 세게 가고 있다. (박 원내대표가 거부하자) 한번 더 치고 상황을 보고 있다"며 "금투세는 개미 투자자들이 민감해 하는 부분이다. 민주당이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8월 임시국회에서 대통령이 지난 21대 국회에서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쟁점 법안을 상정하지 말고 비쟁점 민생법안부터 우선 처리하자고 연일 야당에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민주당을 향해 "8월 임시회 정쟁 휴전을 선언하자"고 공개 제안했다. 그는 "제발 당론으로 민주당 절대다수의 총의를 모아서 8월 중에는 정쟁법안을 여야 대화의 테이블 위에 올려놓지 말라"고 요구했다.
그는 박 원내대표가 여·야·정 정책논의기구-비상경제협의체 설치를 제안한 것을 두고는 "오늘 바로 여야 원내 수석부대표간 대화를 통해 구체적인 실무 협상에 나서도록 하겠다"고 맞불을 놨다. 다만 실제 회동이 성사될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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