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서 한일외교 회담…사도광산 협의 결과 공유(종합2보)

기사등록 2024/07/27 00:05:32

최종수정 2024/07/27 05:48:52

조태열 "관계 긍정흐름 이어가자"…가미카와 "공조 중요"

내년 국교정상화 60주년 준비 착수…북러밀착 우려 공유

[비엔티안=뉴시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26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제공) photo@newsis.com
[비엔티안=뉴시스]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26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 국립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한-일 외교장관회의'에서 악수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 외교부 제공) [email protected]
[비엔티안=뉴시스] 변해정 기자 =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가미카와 요코 일본 외무상이 26일 오후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일제강점기 조선인 강제노동 현장인 '사도광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협의 결과를 공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종료된 후 취재진과 만나 "양국 장관이 사도광산에 대한 지금까지의 협의결과를 공유하고 확인했다"면서도 구체 내용은 외교 관례라는 사유를 들어 밝히지 않았다. 

한일 외교장관 회담에서 사도광산 사안을 다뤘다는 내용은 양 장관의 모두발언과 한일 양국 보도자료에는 담기지 않은 것이다.

사도광산의 세계유산 등재는 오는 27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리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WHC) 46차 회의에서 한국을 포함한 21개 회원국의 컨센서스(전원 동의)로 결정된다. 일본이 '전체 역사를 반영해야 한다'는 한국의 요구를 수용함에 따라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등재는 확실시 된다.

사도광산은 일제강점기 조선인이 강제 노역했던 현장이다. 일본은 사도광산을 세계유산으로 신청하면서 유산 대상 기간을 17세기 에도(江戶)시대(1603~1868년)로만 한정해 '꼼수' 등재 논란이 일었다.

유네스코 자문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는 자료 보완 시 등재 가능성이 큰 '보류(Refer·정보 조회)'를 권고했고, 일본은 이를 보완하겠다며 한국과 관련 협의를 진행해왔다.

이번 양자 회담은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외교장관회의 참석 계기에 약 50분간 진행됐다. 당초 계획했던 20분을 훌쩍 넘겨 허심탄회하게 상호 관심사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는 전언이다. 이는 양 장관이 그간 두 차례 대면 회담과 세 차례(1월, 5월, 6월) 전화 통화를 통해 상호 신뢰와 친밀감을 쌓은 결과다.
 
조 장관은 이날 회담 직전 모두 발언을 통해 "급변하는 국제정세 속에서 한일 양국의 외교 장관들이 이렇게 지속적인 소통을 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말문을 뗐다.

이어 "두 장관이 상호 신뢰를 토대로 각종 외교 현안을 심도있게 수시로 편하게 만나서 이야기하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고 그렇게 우리가 (현안을) 바꿀(풀) 수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은 특히 "지금은 규범기반 국제 질서가 뿌리째 흔들리고 세계 평화와 안보가 심각한 위협을 받는 중"이라면서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함께 협력하고 연대해야 한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우리는 그 시점에서 매우 소중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가미카와 외무상은 조 장관에 앞선 모두 발언에서 "시의적절하게 의견을 교환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5월 말 개최된 양국 정상회담을 들며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는 내년을 향해 양국 관계를 더욱 도약시키는 데 일조했다"면서 "일한 간 협력을 양국 국민들에게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게 더욱 굳건하고 폭넓은 것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외교 당국 간에서도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그는 특히 "국제 사회가 역사의 전환점에 놓인 가운데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유지·강화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과제"라면서 "많은 문제들이 산적해 있는 가운데 이런 과제들에 효과적으로 대처하기 위해서도 일한 간 공조는 더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회담에서는 양국 간 각급에서 긴밀한 소통으로 안보, 경제, 산업, 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 협력이 진전되고 있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하반기 다자외교 일정을 포함해 다양한 계기 수시로 소통해 나가기로 했다.

특히 미래지향적 양국 관계를 발전시켜 나가기 위해 상호 관심사에 대해 지혜를 계속 모아 나가자고 했다.

양 장관은 내년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외교 당국 간 본격적인 준비에 착수해 양국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발굴해나가자고 했다.

북한의 복합도발 감행과 러시아와의 밀착에 대한 우려도 공유했다. 북한의 거듭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을 허용해서는 안 되며 비핵화를 추구해야 한다는 국제사회의 단합된 메시지 발신을 위해 긴밀한 공조를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납치자 문제에 관한 논의도 있었다. 이는 일본 측 보도자료에만 담긴 내용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납치 문제에 대한 일측의 간략한 언급이 있었다"면서 "여러 주제에 대해 논의했지만 그(납치자) 문제를 파고 들어 심도있게 논의할 상황은 아니였다"고 전했다.

북일 정상회담 추진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전망 및 영향 등도 지역·국제 정세에 대해 폭넓게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짧은 언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공감언론 뉴시스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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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서 한일외교 회담…사도광산 협의 결과 공유(종합2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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