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하와이 동포 만찬 간담회 참석 격려사
"대서양과 인태의 안보, 분리 안되는 시대"
"이승만, 하와이서 국가 건국 기반 마련해"
[호놀룰루·서울=뉴시스] 박미영 김지훈 김승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8일(현지시각)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경제 협력 강화를 겨냥해 "정부는 자유와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 회원국, 인도-태평양 지역의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하여 책임 있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속히 끝내고 국제사회가 평화와 번영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태고, 한미동맹을 내실 있게 발전시켜 양국 공동번영의 미래를 열어나가고 동포 여러분께도 힘을 보태드리겠다"고 말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앞서 하와이를 방문 중인 윤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후 미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열린 동포 만찬 간담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격려사에서 한미동맹의 굳건함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과 미국은 글로벌 전략적 동맹으로, 이를 통해 양국의 협력 범위는 그 지역과 내용에 있어서 획기적으로 커나가고 있다"며 '워싱턴 선언' 발표와 한미 핵협의그룹(NCG) 창설, 한미일 3국 정상회의 등 성과를 열거했다.
이어 "이번에 취임 이후 다섯 번째로 미국을 방문해 워싱턴D.C.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돼 3년 연속으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게 됐다"며 "대서양과 인도-태평양의 안보가 분리될 수 없는 시대를 맞이해 대한민국의 역할에 대한 국제사회의 기대가 커지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와 북한의 군사·경제적 협력이 한반도뿐 아니라 국제사회 차원의 위협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계속되면서 모든 나라들이 에너지, 식량, 공급망, 안보를 위협받고 물가가 치솟는 와중에 러시아와 북한은 유엔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군사·경제 협력에 나서면서 국제사회에 우려를 더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자유와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나토 회원국, 그리고 인태 지역 파트너 국가들과 협력해 책임있는 역할을 해낼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속히 끝내고 국제사회가 평화와 번영을 이루는 데 힘을 보태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하와이가 우리 미국 이민 역사의 출발지라면서 동포사회의 헌신과 노고에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로도 힘주어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102분의 동포들이 하와이에 첫발을 들이실 때가 1903년 1월13일이었다"며 "많은 동포들께서 빠듯한 봉급을 쪼개서 식민지였던 조국의 독립운동 자금으로 송금해 주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초대 이승만 대통령께서 인재 양성과 독립운동에 매진하시면서 국가 건국의 기반을 마련하신 곳도 바로 이곳"이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승만 대통령께서 (광복 후) MIT와 같은 공과대학을 만들어야 한다고 하자 동포 여러분들께서 당시로서는 거금인 15만 달러를 쾌척하시고, 독립운동 자금으로 모금했던 돈이 조국의 과학기술 인재 양성에 사용된 것"이라고 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서대영 하와이한인회장을 비롯한 동포 120여명이 참석했다. 서 회장은 동포 대표 환영사에서 "정부가 작년 8월 마우이섬 화재에 대해 200만 불을 신속히 지원하고 작년 7월 6·25전쟁 전사자 유해 7구의 국내 봉환 시 최고의 예우로 맞이한 사례가 미국 사회에 큰 감명을 준 바 있다"고 말했다.
이민 2세대인 데이비드 조 하와이주 상원 입법보좌관은 한국의 친척과 교류하며 한국 역사와 문화를 익혔던 경험을 소개하고 "부모 세대가 모든 것을 희생하며 미국에 정착하여 후손들에게 번창할 기회를 주었다면서, 차세대 동포들이 이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말고 더 노력해 나가자"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자랑스러운 동포 여러분께서 당당하게 성장해 국가에 기여하고 조국과 미국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에 감사하다"며 "동포 간 네트워크를 강화해 더 넓은 운동장에서 더 많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재외동포청을 만들었다. 아직 미흡하더라도 더 노력해서 동포 여러분이 더 많은 기회를 누리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끝으로 이승만 전 대통령을 재차 언급하면서 "이승만 초대 대통령의 건국에 하와이 동포들이 물질적·정신적으로 기여해서 오늘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국가의 기틀이 세워졌다"며 "조국의 발전 뒤에는 하와이 동포들이 있다는 걸 잊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남색 정장에 연회색 넥타이를 하고, 재킷에 태극기 배지를 착용했다. 김 여사는 분홍색 블라우스에 무릎 길이의 흰색 치마를 입었다.
간담회는 하와이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인 연주자들의 '아리랑', BTS의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G장조 연주로 마무리됐다.
윤 대통령 부부는 간담회 종료 후 행사장 밖에서 100여m를 줄지어 기다리던 동포들과 한 명씩 악수하고 사진을 찍었다.